이우백두 11기 - 29차 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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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

이우백두 11기 - 29차 산행

Subject

백두대간

Description

중2 이주은빠(이주한_파루)

“취향저격 죽령”, 걷고쓰는삶 이우백두29_(경북예천 저수령-죽령,160514)

머리와 꼬리가 서로 관계가 있다는 뜻의 한자어, 수미상관.
대표적으로 시에서 첫 연을 끝 연에 다시 반복 하는 구성법으로, 문학작품이나 영화에서 처음과 끝이 이어져 의미가 통하는 것을 말한다.
지난 2월, 22차 산행 날머리 저수령에서 눈을 떠 몸을 가누기 힘든 정도의 바람을 기억한다.
눈보라를 맞으며 단체 현수막 사진을 찍기 위해 이동하는 모습이 선명했던 그날은, 바로 오늘!
저수령에서 죽령까지 12~13시간이 걸려, 전날 체육대회에 쏟아 부은 에너지 고갈의 여파를 겪은 아이들과 더불어 많은 대원들이 힘들어한 산행을 수미상관처럼 예고한 것이다.


가볍게 저수령(850m)을 출발한 이우백두는 촛대봉을 지나 40분 만에 투구봉(1,081m)를 지난다.
그리고 떠오르는 오늘의 첫 햇살을 받으며 이 세상 가장 아름다운 색으로 어우러진 연둣빛 초록빛깔의 산과, 수줍은 연분홍 철쭉을 배경으로 찰나의 순간을 눈과 가슴과 사진에 담아본다.
지난 산행에 이어 다시금 야생화 천국이다. 벌깨덩굴, 줄딸기꽃, 쥐오줌풀, 큰앵초 등을 보고, 아직은 서늘한 새벽 기온이지만, 맛난 산중의 아침을 먹는다. 감사의 마음으로 나눈 떡과 음료가 요긴하다.

싸리재에는 나무 그네가 매달려 있다. 신나게 그네를 탄다. 가뿐하게 앞뒤로 흔드시는 고운자태 예슬맘께서 미스춘향 진으로 뽑히신다. 아마도 늘 상대방을 편안하게 해주시는 함박웃음 탓 일게다.
퍼포먼스의 달인 미켈란버뭉 윤서빠는 지난 작품 선두 후미가 만난 천지창조에 혼신을 쏟았는지, 아님 우리들의 기대치가 올라갔는지 특별한 활약이 없다. 모두 한마디씩 농담을 거들며 실컷 웃는다. 재미난 산행이다.

다시금 거대한 송전탑 아래를 지나니 지글거리며 슝슝하는 바람 소리인 듯 아닌 듯 찜찜한 소리가 나고 아름다운 파란 하늘과 대비된다.
백두야 선생님과 호림빠의 야생화 이야기를 번갈아 듣고 차곡차곡 기억하며 걷는다. 할미꽃의 꽃봉오리부터, 길게 늘어뜨려 산발을 했다가, 할머니 파마머리처럼 하얀 꽃가루가 된 녀석들을 날려보기도 한다.
지천에 널려있는 둥글레의 뿌리를 파본다. 촉촉한 흙이 손톱사이에 끼여 들어가는 느낌이 좋다. 어릴 적 흙 파며 놀았던 느낌이여서 일까? 작은 줄기아래 90도로 꺾여 생각보다 튼실한 둥글레 뿌리를 보니 확실히 알겠다. 다시 심어준다. 둥글레야 미안해!

묘적령을 지나 묘적봉 전 360도가 열려있는 바위에 촘촘히 모여 앉아, 사방 막힌 곳 없이 탁트인 조망과 솔솔 불어오는 바람에 파랗고 파랗고 정말 파란 하늘을 보며 점심 도시락을 먹는다.
민혜빠의 유쾌한 농담은 분위기를 띠우고, 모두의 웃음은 맛난 산중의 도시락 못지않은 사람 사는 맛이 난다. 역시 압권은 정현빠의 딱 알맞게 녹은 얼음막걸리! 막걸리 한잔을 한재맘과 세은맘과 나누어 비우니 사람 사는 맛에 백두 맛까지 난다. 좋다. 꺼억

산행이 끝나면 감동이 사그라들기 전에 사진을 정리하여 홈페이지에 공유한다.
매번 500~1,000장 가까이 사진을 찍으며 이번에는 650여장의 사진중 선별한 200장의 사진을 게시한다.
좋은 날씨 덕에 잘 나온 사진이 많아 그중 30장을 실시간 소통으로 재미난 백두11기 밴드에 올리니 반응이 좋다.
대원들 맛깔스런 칭찬에 보람도 있고, 한편으론 더 잘 찍고 싶은 의지와 욕심도 생긴다.
뒤로 큼지막한 도솔봉이 조망되는 묘적봉(1,148m)에서, 지난 선자령 산행이후 3월에 구입한 망원렌즈로 갈아 끼워 찍으니 대원들 얼굴이 살아있다.
사실 큰 렌즈는 무게감과 부피에 부담이 되어, 배낭에 넣고 갔다가 꺼내보지 못한 적도 있다.

가파른 계단을 오르며 자꾸 옆을 기웃거리고 뒤를 돌아 지나온 마루금을 조망하며, 오늘의 가장 높은 소백산 도솔봉(1,314m)에 오른다.
멀리 우리가 내려갈 죽령에서부터 소백산 주능선 마루금이 펼쳐진다. 소백산 천문대와 연화봉 비로봉을 한눈에 바라보니, 8월에 계획되어 있는 소백산이 기대된다. 이제 지척이다.

이미 저수령에서 도솔봉까지 9시간 정도를 산행한 상태, 다시금 앞에 놓인 삼형제봉을 넘어 샘터를 지나 3시간정도의 산행은 조금 힘들게 진행한다.
얼마나 쉽지 않은 산이었는지 조난 사고 안내판도 있고, 산에서 유명을 달리하신 분들의 바위에 붙여놓은 추모비를 보기도 한다.
그렇게 샘물을 맛보고 죽령(689m)에 도착한다. 날머리에서는 버스 이동 없이 바로 식사하는 호사를 누린다.
동천동에서 2시간 이내 거리 덕분에 비교적 쉽게 상헌네 가족과 예슬빠가 마중을 오셨다.
죽령은 영남의 관문으로 삼국시대 고구려와 신라 군사가 뒤엉켜 싸운 격전장이라고 한다. 문경새제의 조령과 추풍령 죽령을 모두 지났으니, 우리 이우백두11기가 중요한 옛길 언저리는 모두 다녀온 셈이다.
죽령주막은 아름다운 죽령옛길을 걷고 소백산 연화봉 대피소에서의 하룻밤 일몰과 일출 산행을 계획하며 언제고 다시와, 산채 약선 쌈 요리와 따뜻한 산나물 전에 단호박 인삼동동주도 먹어봐야겠다.
딱 마음에 든 ‘취향저격 죽령’이다.


5월 두 분 부모님의 생신등 가족 행사,
‘임을 위한 행진곡’ 이 힘차게 울려 퍼지며 다함께 제창 해야 하는 5.18민주화 운동,
돌아오는 5월23일 사람 사는 세상, 마음속 영원한 노무현 대통령 서거 7주기 등 써보고 싶은 소재가 많다. 그래서 ‘걷고 쓰는 삶’으로 이름 지어 본다.
백두 산행기에 수미상관 구성으로 써보고 싶은 소재들과 일상의 에피소드가, 그날 산행풍경 인물 느낌 정보 등의 묘미가 적절하게 이어지며 통하게끔 써보고 있다. 예를들면 선자령에서 황태국을 먹고와 황태이야기를 썼던것 등이다.
이번 산행 저수령-죽령 구간은 산행 시간이 길었던 만큼, 산행이야기 만으로도 충분하다.

< 5/14 29차 산행 기록 >


1. 산행일자 : 2016년 5월 14일(토)

2. 산행 개요
- 구간 : 백두대간 29, 30구간
- 위치 : 경북 영주시 풍기읍~충북 단양군 대강면
- 코스 : 저수령(850)1.3km→ 시루봉(1110)1.6km→ 배재(950)0.92km→ 싸리재(900)1.2km→ 흙목(1033.5)3.1km→ 솔봉(1102)2.35km→ 묘적령(1000)1.0km→ 묘적봉(1156)1.8km→ 도솔봉(1315.6)2.2km→흰봉산갈림길(1288)1.9km →샘터1.4km→ 죽령(696)
- 산행거리 : 도상 기준 약 20.18km(마루금 : 20.180km, 구간외 : 0.0km) => 비공식측정산행거리 : 약 27km
- 소요시간 : 선두 11시간59분 / 후미 13시간15분

3. 참석자 : 총 49명 (11기 47명, 지원 1명, 기타 1명)

4. 산행시간표
02:07 동천동 출발
04:20 산행 출발지(저수령) 도착
05:00 체조 후 산행 시작
06:00 선두 시루봉 도착 / 후미 06:12 도착
06:45 선두 해당 지점에서 조식 / 후미 07:00경 조식지점 도착하여 조식
07:42 선두 싸리재 도착 / 후미 08:00 도착
09:40 선두 솔봉 도착 / 후미 10:37 도착
10:55 선두 묘적령 도착, 11:10 경 “가짜 묘적봉”에서 중식
12:20 후미 중식 후 묘적령 도착
12:28 선두 묘적봉 도착 / 후미 13:12 도착
13:45 선두 도솔봉 도착 / 후미 14:25 도착
16:59 선두 죽령 도착 / 후미 18:15 도착 ==> 산행 종료, 도작지점에서 바로 석식(식당 : 죽령주막)
19:15 식사 후, 동천동으로 출발
21:20 동천동 도착,

5. 특이 사항
- 금번 산행은, 후미대장님(주영빠)를 대신하여, 중2서영빠께서 후매대장님을 맡아 주셨습니다.
- 적당히 쌀쌀하고, 적당히 해가 비치고, 적당히 바람이 분, 그야말로 산행에 최적의 날씨였습니다.
- 버스 이동 중, 발목 통증을 호소한 송산현군을 제외한 48명이 이번 산행에 임했습니다.
- 숲해설가 이석재 선생님의 야생화 꽃 설명을 듣기 위해, 엄마들이 후반부로 오셔서, 재미난 설명을 들으시며 즐겁게 산행을 하셨습니다.
- 묘적봉에서부터 도솔봉, 삼형재봉으로 이어지는 오르막과 내리막의 힘든 연속 구간은, 마치 설악산의 공룡능선을 예행연습하는 느낌이었습니다.
- 초반부터 중반까지 후미를 지키던 아이들(강민구, 김보겸, 윤상헌)은, 후미대장님의 적극적인 격려와 응원 덕분에 순식간에 선두로 도솔봉에 도착하고, 또 다시 그곳에서 후미를 기다리는 여유를 부리는 등, 선두와 후미를 넘나드는 초인적인 체력을 과시했습니다. 특히, 약 3.4킬로의 하산 구간에서 윤상헌 군은, 부모님께서 기다린다는 소식에 내리막길을 쏜살같이 달려 내려가, 약 1시간만에 도착하여 부모님과 재회를 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Creator

이우백두 11기

Date

2016-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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