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백두 11기 - 28차 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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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

이우백두 11기 - 28차 산행

Subject

백두대간

Description

중2 이주은빠(이주한_파루)

“치유와 자병산”, 치유하는삶 이우백두28보충_(강원강릉 백복령-삽당령,160506)

폐암 3기 진단을 받으신지 2달 보름 만에 세상을 떠나신 아버님! 너무 빠르게 아버지를
보내드린 아내의 마음 상처가 깊다. 그리고 만나지 못하는 슬픔의 눈물과, 보통의 일상이
교차하는 급격한 마음의 변화! 글을 쓰며 아내의 내면과 이야기 나눠 보려한다. 산행기의
제목을 잠시 “치유하는삶”으로 바꾸어 본다.

3일간의 장례예식을 치르고, 삼우제 의미로 영면하신 아버님의 유골이 잘 안치되어 있는지
다녀와 옷과 유품을 정리하던 아내의 등이 또 다시 들썩거린다. 아버지의 낡은 허리띠를
보며 참고 있던 울음을 터뜨린다. 새것으로 바꾸어 드리려 했던 허리띠! 미처 바꾸어 드리지
못한 허리띠! 수챗구멍처럼 체중이 빠져 나간 낡은 허리띠의 구멍!
우리 나중에 주은이 박물관 한쪽에 외할아버지 유품도 놓아드리자고 이야기 했더니, 장난스럽게
웃는 표정의 영정사진에 쓰고 계셨던 헌팅캡부터, 즐겨 입으셨던 터틀넥 까지 한 상자를 챙겨
놓는다. 그리고 실없이 웃으며 혼잣말하듯 중얼거린다. “이걸 어떻게 다 갖고 살겠어! 시간을
두고 정리해야겠지.”
“우리 답답한데 백두 보충산행 갈까?” “응 그래, 가자!”


본 산행의 빠른 새벽 일정에서 벗어난 여유로운 시작이다. 강릉시내로 들어가 맛난 감자탕
아침식사 후, 지난해 6월 7차 10기와의 연합 산행을 마친 강릉과 정선에 맞닿아 있는
백복령에서 칼바람을 맞으며 산행을 시작한다. 지난주 본산행도 엄청난 바람이었다고 한다.

탈핵 탈송전탑이 안전한 미래라 확신하며 위험한 핵발전소에서 시작된 고압전선이 소비의
도시로 향하는 흉물스럽게 거대한 송전탑들을 지나, 멀리 산의 머리가 댕강 잘려나간 자병산이
보인다. 석회암으로 이루어진 산이 불그레하게 보여 이름 붙여졌다는 자병산! 백복령에서
출발하여 생계령까지 이어진 진정한 백두대간 마루금 자병산은 없어졌고, 시멘트 회사의
자병산 앞길 도로를 건너 마루금을 대신한다. 90년대 초까지 백두대간을 종주하는 사람들은
자병산(872.5m) 정상을 지나며 리본표식을 달아 놓았다 하고, 지금은 석회암 채굴 붕괴를
막기 위해 100~200m가 낮아진 것이라 한다.
백두대간은 끊어졌다. 지난해 11월 17차 산행을 했던 추풍령 금산과 함께 백두대간의 가장
가슴 아픈 곳이다. 생계령을 지나서도 자병산의 아픔이 보이고, 석병산을 오르기 전 고병이재에
다 닿을 때까지 아픔이 계속 보인다.

허리를 숙여 무릎을 꿇고 야생화 사진을 담으며 환상의 철쭉 화원을 지나 마루금을 걷는 행복이
아내의 보통 일상 즐거움이라면, 속살이 파헤쳐진 자병산의 아픔은 아버지를 잃은 아내의
슬픔일수 있을까 하는 억측의 비유를 해본다.
외할아버지 장례식장에서 사흘을 보내고, 바로 이우학교 도보기행 2박3일을 다녀왔어도 힘든
줄 모르고 한참을 앞서가는 주은이를 흐뭇하게 바라보며 아내와 대화하니 머리도 마음도
가벼워진다. 다만 부족했던 잠과 잦은 과음에 운동을 하지 못한 몸과 다리가 무겁다.

아내가 이야기한다. “병원 중환자실에서 아빠 마지막 모습은 참 따뜻했어! 그런데 장례식 입관할
때는 몸이 너무 차갑더라!” 함께 고개 끄덕여 맞받아 이야기 한다. “그래 맞아! 아버님 마지막
얼굴도 손도 참 따뜻했지! 표정도 편안해 보이셨고! 수의 입으신 모습이 깨끗이 씻겨줬는데 뒤로
빗어 넘겨준 헤어스타일은 낯설더라!” 둘 다 잠시 까르르르.
“할아버지 자주 찾아뵙지 못해서 정말 죄송해요! 하며 눈물 흘리던 주은이 모습이 너무 고맙더라!”
아내는 이런저런 아버지를 기억하고 추억 할 수 있는 이야기들을 늘어놓는다. 뒤를 따르며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아내 마음의 치유가 느껴진다. 산속에서 자연을 느끼며 자연스럽게
아버지를 이야기 할 수 있는 마음 한구석 여유! 그리고 스스로 마음 다잡는 치유!


석병산(1,055m)과 정상석 아래 꿋꿋하게 서있는 고사목, 일월문과 그 아래 절벽이 장관이다.
한참을 머무르며 사진을 찍고, 빠른 속도로 두리봉을 지나 삽당령에서 산행을 마친다.
삽당령에서 백복령 주차되어 있는 차로 향하는 택시에서 정선 임계 토박이 아저씨께서
말씀하신다. 이곳 삽당령은 10년 전인가 15년 전인가 태풍 루사와 매미때 마을 전체가 완전히
없어졌다가 도로고 집이고 다시 만든 것 이라고!
그리고 자병산은 나들이 가서 산나물도 캐고, 비가 오면 동굴이 있어서 비도 피하고, 심지어는
석회암 동굴에 석수가 떨어져 그곳에서 먹고 자며 공부하던 사람들 까지 있던 곳이라는 말씀을
하신다. 석회석 채굴 개발 후 공원화 하여 발전시켜 주기로 했던 약속 또한 전혀 지켜지지
않는 참 안타까운 곳이다.
자병산도 다시 복원되고 치유 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 우리 아이들이 학교에서
일상적으로 하는 도준위(도보 준비 위원회), 소준위(소풍 준비 위원회), 자준위(자탐 준비 위원회),
체준위(체육대회 준비 위원회), 축준위(축제 준비 위원회)들처럼 ‘자치위(자병산 치유 위원회)’가
생겨서 다시금 백두대간 마루금이 복원되고, 우리와 함께 살아갈 자연이 되살아나기를 소망해본다.


아버지를 잃은 슬픔에 한걸음에 찾아와 함께 울어주고, 손잡아 주며 안아주고, 눈 맞춰 이야기
나누며 웃어주고, 멀리서도 마음까지 나눠주신 이우백두대간 식구들과 이우학교로 인연이 된
분들의 따뜻한 마음에 너무 감사드린다. 살아온 얼마 되지 않은 삶 중에서도 손꼽을 만큼 크게
감동한다.
사회에 좋은 기운과 좋은 영향을 나눠주시는 그분들의 따뜻한 마음이 자병산까지 전해져
사람과 사람이, 사람과 자연이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와 인류와 자연의 치유를 다시금
소망해본다.
“이우백두대간 11기 식구들과 이우가족들 모두에게, 깊게 머리 숙여 큰 감사감사 드립니다!”

< 4/30 28차 산행 기록 >


1. 산행일자 : 2016년 4월 30일(토)

2. 산행 개요
- 구간 : 백두대간 39구간
- 위치 : 강원도 정선군 임계면 직원리 백봉령 ~ 강원도 강릉시 왕산면 목계리 삽당령
- 코스 : 백봉령(710)4.1km → 768봉 (1.1km)→ 생계령(640)4.4km → 고병이재(2.5km)→ 석병산(일월봉/1055)(1.7km) → 두리봉(1033)4.3km→ 삽당령(680)
- 산행거리 : 약 18km(마루금 : 18.0km, 구간외 : 0.0km)
- 소요시간 : 선두 8시간50분 / 후미 9시간25분

3. 참석자 : 총 47명 (11기 40명, 지원 2명, 성심원 4명, 기타 1명)

4. 산행시간표
02:16 동천동 출발
05:15 산행 출발지(백봉령) 도착
05:40 체조 후 산행 시작
07:12 선두 생계령 도착 / 후미 07:27 도착 (칼바람 맞으며, 조식)
08:41 선두 931봉 도착 / 후미 09:10 도착
09:15 선두 900.2봉 도착 / 후미 09:52 도착
09:50 선두 고병이재 도착 / 후미 10:20 도착
10:05 선두 911봉(헬기장) 도착 / 후미 10:36 도착
11:00 선두 석병산 도착 / 후미 11:40 도착 (일월봉 관람 후, 중식)
12:38 선두 두리봉 도착 / 후미 13:20 도착
14:30 선두 삽당령 도착 / 후미 15:05 도착 ==> 산행 종료, 기념 촬영 후 식당으로 이동 (15:20)
15:40 석식 장소 도착 (메뉴 : 막국수, “일급비밀”이었던 수육)
17:30 식사 후, 동천동으로 출발
20:30 동천동 도착,

5. 특이 사항
- 새벽 5시15분, 출발지인 백봉령에 도착하자마자, 버스를 날려 버릴 것 같은 메가톤급 강풍의 위력에, 대원들은 모두 버스 밖을 나서지 못했습니다. 체조를 한다기보다는 바람에 버티고 서있는 것만으로도 온몸에 힘이 들어가, 다리 근육이 빵빵해 졌습니다.
- 초반, 가벼운 오르막과 이어지는 평지로 선두는 시간당 약 3km의 빠른 속도로 질주를 했습니다.
- 지도상으로, 931봉을 오르는 길이 거의 90도에 이르는 직벽구간으로 되어 있어, 모두들 긴장을 한껏 했으나, 정작 조금 급한 오르막 정도여서, 모두들 안도(?)의 한숨을 쉬었습니다.
- 석병산 이후 삽당령까지의 코스에서 한재, 견후, 형주 등 핵후미 아이들의 활약으로, 더욱더 풍성한 후미그룹의 이야기 거리가 연출되었습니다.
- 산행 종료 후 식당에서, 어버이날을 맞이하여, 도후 할아버지, 버스대장님에게 고마움의 선물 증정식이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Creator

이우백두 11기

Date

2016-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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