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백두 11기 - 30차 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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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

이우백두 11기 - 30차 산행

Subject

백두대간

Description

중2 이주은빠(이주한_파루)

“가현과 도후의 낯섦”, 걷고쓰는삶 이우백두30연합_(강원태백 두문동재-건의령,160528)

핸드폰이 울린다. 051국번의 낯선 번호다.
“네, 이주한 입니다.”
“정부 지원의 저금리 대출 상품이 있는데 필요한 자금이 있으시면 안내 한번 해 드릴까요? 기존에 쓰고 계신 고금리 대출 상품에 대한 대환 대출도 가능 하십니다”
그 흔한 제2,3금융권 대출 스팸 전화다.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권유하는 대출, 핸드폰 인터넷 변경, 보험 가입 등의 전화는 진동 벨소리 울림부터가 짜증이다.
평소 같으면 “됐습니다.”
그냥 확 끊어 버렸을 텐데, 전화기 건너편 중저음의 안정된 목소리가 인상적이다.
“녹음인가요? 목소리 정말 좋으시네요! 저는 필요한 자금이 없습니다.”
그러자 상대편에서 웃음 가득한 느낌으로 말한다.
“아! 녹음 아니에요. 하하하하 감사드려요. 그럼 좋은 하루 되십시오”
그렇게 그 흔하디흔하고 짜증유발자인 스팸 전화를 끊고, 잠깐 멍 하다가
데헷, 헤헷 웃음이 난다. ‘뭐지?’
아, 이런 전화로 나와 전혀 모르는 사람이, 저 멀리서 서로 기분 좋을 수 있겠구나 싶다.
전혀 의도치 않게 스팸 전화를 대처함으로써 기분 좋은 하루가 계속되고, 사람이 사람과 함께 살아가며 왠지 거창하게 사회가 밝아진 느낌이 든다.
더불어 함께 살아간다는 것! 머리로만 생각하면 그 어려운 개념이, 그냥 쉽게 다가온다.
서로 기분 좋아지는 한마디로!
 
1년 8개월 그러니까 20개월 꼬박, 한 달에 두 번씩 백두대간을 하며 40차 산행을 하는 동안 선후배들과 딱 두 번 연합 산행을 한다.
사실 거의 같은 주에 다른 곳을 산행하고 있는, 백두대간의 현역기수들이 만나고 교류하기란 어려운 형편이다.
우리도 마찬가지여서 백두10기 선배님들 보다는 백두9기의 도움을 많이 받아 함께하고 있고, 후배기수인 12기 역시 백두10기의 도움으로 시작 할 수 있었다.
그러한 선후배가 함께 걸으며 산행하고, 함께 밥 먹으며 하루를 보내는 연합 산행은 귀한 시간이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낯선 시간이기도 하다.
학교의 여러 활동들을 통해 미리 만남의 자리가 있었던 분들은 덜 하겠지만, 잘 모르는 사람에게 선뜻 말을 걸기 힘든 성격이나, 친해지기 혹은 편안해지기 까지 시간이 필요한 분들이나, 흔히 이런 분들을 대표하여 통칭하는 낯가림이 있는 분들은 낯설기 그지없을게다.
그렇게 누군가에겐 낯설기도 누군가에겐 새로운 사람과의 만남에 기대가 되는 이우백두 11기, 12기의 연합 산행을 떠난다.
 
 
두문동재(1,268m)의 새벽바람은 역시 차갑다.
한라, 지리, 설악, 덕유, 계방산에 이어 남한에서 여섯 번째로 높은 함백산(1,573m) 은대봉에서 두문동재로 내려와 산행을 마무리한, 2016년 첫 시산 산행이 생각난다.
한겨울 미끄러운 눈길로 버스가 올라오지 못해, 구불구불한 임도를 걸어 내려갔던 기억이 난다.
맑은 새소리를 들으며 이내 금대봉(1,418m)을 넘어, 수아밭령에서 익숙한 백두11기 식구들과 아침식사를 한다.
서로의 우스갯소리에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참 좋은 분들이다. 호림빠의 따뜻한 차 한 모금을 나누어 마신다.
수아밭령에는 한강의 발원지인 검룡소가 2.83km거리이다.
산은 모여서 물길을 가르고, 물길은 산을 넘지 못하여 한줄기로 이어진 백두대간!
한강 물길이 시작되는 검룡소가 궁금하다. 백두대간을 다시하게 된다면 기회를 만들어 가보고 싶다.
 
그렇게 야생화를 보며 조망 좋은 비단봉(1,281m)을 넘어, 척박해 보이는 돌들의 고랭지 배추밭과 대형 풍력발전기가 늘어 서있는 바람의 언덕과 매봉산(1,303m)을 지나, 연합 산행의 이벤트 아이스크림이 기다리는 삼수령에 도착한다.
삼수령은 서쪽의 한강과 남쪽의 낙동강, 동쪽의 오십천의 물길이 갈라지는 의미 있는 곳이다.
이어 조금 힘들어하신 분도 있고, 거뜬하게 트레킹 하듯 걸어내신 분도 있는 연합 산행을 건의령에서 마친다.
산행 후 삼척 해수욕장에서의 뜨거운 태양과 백두 후 바다, 더 이상 5월은 봄이 아니다. 여름이다.
파도를 만끽하기도, 모래놀이에 심취하기도, 멀찍이 사진을 찍으며 각자의 모습으로 즐긴다.
 
 
백두를 하며 맡고 있는 사진 임무를 하느라 선두부터 후미까지 왔다갔다 발품을 팔았다.
넙죽넙죽 “안녕 하세요”를 건네며 들이대는 파루의 카메라에
환한 웃음과 브이로 응답해 주시기도 하고, 어색 미소로 낯설어 하기도 한다.
고1 가은군과 화영양의 뒷모습이, 지금은 고2가 된 11기 녀석들의 그때처럼 듬직하다.
백두12기 초등학교 3학년 가현양의 살짝 혀를 내민 미소가 예쁘다. 가현양과 언니 중1초현양 네 식구 가족의 미소가 아름답다.
 
가족, 가정! 그리고 백두 식구!
11기, 12기 산행대장님 두 분은 모두 가정적이다.
11기 산행대장님은 최근 미국에 다녀온 지아양이 언니와 함께 아빠선물로 준비한 캡틴 뺏지(배지)의 사랑 가득한 메모를 들어 보이시며 최강 딸바보 인증을 한다.
12기 산행대장님은 옆집 슈퍼 아저씨 같은 넉넉한 미소로 아내분과 함께 산행 끝까지 보조를 맞추어 걸으며, 급기야 건의령 에서는 배낭두개를 메고 내려온다.
서로 각기 다른 리더십으로 이우백두를 이끌지만, 가정적이라는 공통점이 모두를 편안하게 해준다.
11,12기의 친목과 교류와 화합과 단결의 연합 산행은 그렇게 편안하게 끝난다.
낯선 스팸 전화를 편안하게 끊은 것처럼,
낯선 연합 산행을 편안하게 마친다.
 
후배님들을 위해 새벽 간식과, 산행 후 수박, 식사 후 커피한잔을 하며 이야기 나눈 11기 선배들과,
선배님들을 위해 시원한 얼음막걸리와 음료와, 기념되는 백두 뺏지를 준비한 12기 후배들이 서로 편안하게...
무엇보다도 한 방향으로 선두부터 후미까지 뒤섞여 더불어 함께...
함께한 우리들뿐만 아니라 이번 산행에 참가하지 못한 성남시 여자축구대회 우승 승전보를 전해준 중2 여학생들과, 멀리 일본으로 미식축구 국제 원정경기를 떠난 멋진 우리 중2 남학생들과 모두 더불어 함께...
그리고 선두에서 걸은 백두11기 초3 도후와, 후미에서 걸은 백두12기 초3 가현이가 낯설어할 기회조차 없을 만큼 함께 하진 못했지만,
‘이우 백두대간 종주 탐사대’라는 한 방향의 마음으로, 낯선 우리들이 모여 더불어 함께...

< 5/28 30차 산행 기록 >


1. 산행일자 : 2016년 5월 28일(토)

2. 산행 개요
- 구간 : 백두대간 35구간
- 위치 : 강원 태백, 삼척
- 코스 : 두문동재(싸리재)1.2km 금대봉(1418.1m)3.6km 비단봉(1281m)2.7km 매봉산(1303.1m)2.5km 피재(삼수령)6.5km 건의령
- 산행거리 : 도상 기준 약 16.5km(마루금 : 16.3km, 구간외 : 0.2km) => 비공식측정산행거리 : 약 21.75km
- 소요시간 : 선두 6시간56분 / 후미 8시간53분 (11기 후미 도착 기준)

3. 참석자 : 총 44명 (11기 39명, 지원 3명, 기타 2명)

4. 산행시간표
01:00 동천동 출발
04:00 산행 출발지(두문동재) 도착 (체조, 12기와 인사)
04:32 산행 시작
04:56 선두 금대봉 도착 / 후미 05:05 도착
- 금대봉 통과 후, 6시경 쑤아밭령에 도착하여 조식, 산행 교육 실시
07:00 선두 비단봉 도착 / 후미 07:17 도착
08:03 선두 매봉산 도착 / 후미 09:00 도착
08:54 선두 피재(삼수령) 도착 / 후미 10:00 도착
11:28 선두 건의령 도착 / 후미 13:25 도착, 12기 후미는 13:40 도착 ==> 산행 종료
15:00 삼척으로 이동하여, 중식 식당(새천년식당) 도착 (메뉴 : 물회, 돌솥밥)
17:30 식사 후, 삼척해수욕장에서 약 1시간 정도 물놀이하고, 동천동으로 출발
21:05 동천동 도착,

5. 특이 사항
- 금번 산행은, 11기와 12기가 연합으로 진행한 산행이었습니다. 11기 44명, 12기 52명(?) 참석하여, 총 96명의 백두 회원이 함께 한 산행이었습니다.
- 삼수령(피재)에서의 이벤트대장님의 아이스크림 공수 제2탄 !! 역쉬 이벤트대장님, 사랑합니다…
- 하산 후에 먹은 시원한 수박의 꿀맛은, 영원히 잊을 수 없을거 같아요…..
- 12기는 매 산행 차수마다 참가자에게 뱃지를 나눠주고 있다고 합니다. 이번 연합 산행에서도, 12기는 물론 저희 11기 대원들에게도 참가 뱃지를 나눠주었습니다. 차수를 거듭할 때마다 늘어나는 뱃지가 자랑스러울 것 같습니다. 이 또한 12기에게는 좋은 추억이 되겠지요.
- 하산 후, 삼척으로 이동하여, 삼척해수욕장 앞에 있는 식당(세천년식당)에서 물회와 돌솥밥을 먹었으며, 식사 후, 삼척해수욕장에서 약 1시간 가량의 물놀이를 즐겼습니다.

감사합니다.

Creator

이우백두 11기

Date

2016-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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