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백두 11기 - 24차 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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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

이우백두 11기 - 24차 산행

Subject

백두대간

Description

중2 이주은빠(이주한_파루)

감동하는삶, 백두대간 종주산행 24_(경북상주 늘재-밀재/대야산,160312)

이우 백두대간 종주 탐사대에 보통의 경우와 다른 특이한 일이 일어난다. 작년 3월, 전북
남원 노치마을, 백두대간 마루금이 지나는 유일한 마을에서 일제가 민족정기를 없애고
백두대간의 지맥을 끊으려고 설치했던 목돌을 짓밟으며 시작한 11기는 정확히 1년이 지나
다시 3월, 24차 산행에서 다섯 분의 신입대원을 맞이한다. 그동안 관심을 갖고 계시다가
여러 가지 까닭으로 늦게 합류하신 예린빠, 예린이, 세은맘, 세은이, 서호맘이 그 주인공이다.
조금 더 일찍 12월부터 함께한 사진 잘 찍는 서호와, 1월부터 함께한 묵묵히 잘 걷는 동혁이,
작년 5월 5,6차 산행이후 10개월 만에 함께한 상현이 까지, 대원들이 늘어나는 특이한 일이
일어난다. 아이들이 좋아 하는 걸그룹 ‘여자친구'의 노래 ‘시간을 달려서'에서 처럼‘거친
세상(백두) 속에서 손을 잡아 줄께’의 마음으로 함께 간다.


늘재 백두대간 표지석 앞에서 열심히 스트레칭과 팔 벌려 뛰기 후 “이우백두 파이팅!”과
“백두는 식구다”를 외치며 단체 현수막 사진을 찍고 출발한 우리는, 된비알 오르막을 올라
속리산 천왕봉에서 문장대까지 주능선이 한눈에 보이는 정국기원단 앞에서 잠시 쉬어간다.
무릎 통증으로 고생하시는 선두대장님 민혜빠의 뒤를 따른다. 오늘은 핏이 좋은 편한 바지를
입고 오신 덕인지, 운동 관리를 하신 덕인지 뒤태가 날씬하게 호리호리해 보인다. 앞서는
발걸음이 가벼워 보인다. 뒤로는 영원한 핵선두 견후맘이 힘차게 올라온다. 부상으로 함께
하지 못한 견후와 집에 있기 위해 못 오신 견후빠의 이야기가 재미나다.

늘재에서 고도차 600m를 치받아 한 시간 반을 걸으니 청화산(970m)에 도착한다. 자그마한
정상석을 사랑스럽게 안고 있는 주은이를 만난다. 산행 중 만나는 주은이와 멋진 친구들의
모습은 언제나 기특하고 자랑스럽다. 엽사가 으뜸가는 백두 못난이 오형제 예쁜 민혜, 서현,
혜승, 예담, 주은이와 새롭게 세은이 까지 함께하니 더 좋아 보인다. 처음 마주한 세은이에게
“반가워요! 난 주은이 아빠에요”하고 악수를 건네니, 뒤에 있던 아이들이 “에에에~ 우우우~”
하고 존댓말을 쓴다며 장난스럽게 야유한다. 그래서 “너희들은 시끄럿!”하고 농담한다.
아이들과 참 많이 친해졌다.
이우 학부모 활동 중 백두처럼 이렇게 많고 다양한 아이들을 가깝게 보며, 이야기 나누고
재미나게 지내는 모임은 매우 드문 것 같다. 다른 아이들을 보며 내 아이를 보기도 한다. 때론
속 터지는 일이 있기도 하지만, 꾹 참고 견디는 내공을 키워가기도 한다. 그래도 우리 아이들이
사랑스럽고, 성장이 느껴지며 자랑스럽다.

서호맘, 견후맘, 세은맘의 사진을 찍으며 아직은 낯설어 하시는 파루의 카메라에, 핵선두
맘3인방 중 오늘 못 오신 본창맘, 한재맘은 잊어버리고, 새롭게 결성하자는 망언 농담에 활짝
웃으신다.
그렇게 우리가 지나온 청화산과 진행할 조항산이 조망되며, 저수지와 멀리 희양산 암릉이
조망되는 곳에서 다시 숨을 돌린다. 그리고 주은맘과 소통대장님 보겸맘, 정현맘, 예담맘과 함께
기획대장님이며 친구 먹은 정현빠와 번갈아 가며 급친모드로 사진을 찍는다. 역시 백두맘빠들의
미소가 아름답다.
맘빠들과는 새벽부터 움직여 모자를 쓴 떡진 머리에, 땀으로 얼룩진 민낯을 들어내 보여도,
땀내음이 폴폴 풍겨오며, 아침 발걸음에 활발해진 장 활동으로 방귀를 살짝 한 번씩 뀌어도
별스럽지 않다. 손 맞잡으며 정말 수고했다! 고생했다! 최고다!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급속도로
친해진다. 매력적인 백두다!

암릉 밧줄 구간을 내려오는 예린이를 코치하는 예린빠의 다정스런 목소리를 들으며 생각보다
훨씬 길었던 내리막 고모치에 도착하여, 급하게 컵라면을 먹고 먼저 일어서 선두권을 향해
걷기 시작한다. 정말 오래 된듯한 낡은 이우 백두리본이 보인다. 선배님들이 매달아 놓은
백두리본을 볼 때마다 왠지 모를 감동이 있다. 그래서 우리도 언제 왔다간 리본인지 알 수
있도록 ‘11기’ 글자를 써 넣어 매달아 놓는다.

밀재에 도착하여 대간을 마치고 용추계곡으로 내려서는 선두와 달리, 급하게 대야산 탐사대를
꾸린다. 바로 이우 백두11기의 가장 큰 어른이신 도후 할아버님과 현수막 대장님이신 석진빠와
함께 대야산을 향해 오른다. 갑자기 무전기에서 낯익은 목소리가 들려온다. “자기야 잘 다녀와!
사랑사랑” 크헉, 무전기에서 낭랑하게 들려오는 주은맘의 “사랑사랑”이 대야산을 오르는 백두
마루금에 울려 퍼져 큰 힘이 되어 ‘푸하하하!’ 계단 오르막 1시간 코스 대야산(930.7m) 정상을
40분 만에 오른다. 이후 “사랑사랑”은, 드라마 주인공의 말투를 아주 맛깔스럽게 따라한
후미대장님 주영, 서영빠의 “도착했지 말입니다”와 함께 산행 내내 재미난 이야기 거리와
웃음을 준다. 참 재밌다. 산행 후 사흘이 지난 오늘도 주은맘에게 “나두 사랑사랑” 하며 크게
웃는다. 주은맘의 공개 사랑 고백을 받은 최고의 백두대간이지 말입니다. ‘하하하하하하!’

혹시나 후미보다 늦게 내려오는 민폐가 될까 싶어 앞장서서 빠르게 오른 밀재-대야산 구간은
1984년 국립공원 비법정 탐방로로 지정한 뒤, 31년만인 작년 11월 개방되어 합법적으로
오른다. 코끼리 바위, 정상 바위들을 이어놓은 나무계단 길, 우리가 걸어온 청화산과 조항산의
마루금과 속리산 주능선의 장쾌한 조망이 일품이다. 뿌듯하다. 보람된다. 등산으로 산을 오르는
‘정복’의 개념이 아닌, 산의 품속으로 들어가는 ‘산행’의 그 느낌이 일품이다. 버리미기재,
악휘봉을 넘어 은티재 방향의 비법정 탐방로를 진행하지 못하는 아쉬움을 뒤로하고, 하산 길
가파른 돌길과 나무계단을 내려서 대야산이 품어낸 맑은 계곡물을 컵으로 푹 떠 마시며 월영대
에서 본대와 합류하여 용추계곡으로 내려서 산행을 마친다.


그 각오가 얼마나 크고 대단했던지 오르막과 암릉 구간, 내리막 너덜길이 다양한 첫 산행의
험난한 구간을 정말 잘 걸어주신 세은맘과 서호맘, 산행 중 무릎이 아파오는 예린빠께 보호대를
건네는 기록대장님 본창빠의 마음과, 예린이의 풀어진 등산화 끈을 쪼그려 앉아 묶어주는
윤서의 따뜻한 손길, 세은이와 간식을 나누어 먹으며 서로 힘과 의지가 되어 걷는 10여명의
멋진 친구들 모두가 대단하다.
산행기를 쓰며 지난 산행을 다시 생각해보니, 이번에 처음으로 이우백두 11기가 되어 함께한
다섯 분과 더불어 우리들에게 작은 감동이 있다.

요사이 마치 인간과 로봇과의 한판 대결을 펼치는 공상과학 영화를 보는듯한 기분이 든다.
구글의 딥마인드 인공지능 프로그램 알파고와 바둑 승부를 펼친 이세돌 9단. 아무리 알파고의
실력이 뛰어나도 세판을 내리 진 뒤, 이긴 한판의 그 소중함과 다섯 판째에 스스로 불리하게
생각되는 흑돌을 쥐는 감동을 주긴 어려울 것이다. 인간의 영역을 대체해 나가고 있는 로봇들이
가슴이 뛰고, 사유하고, 감동하는 삶을 살기위해 생각하며 노력하긴 어려울 것이다.

또한 가로세로 19줄의 바둑판의 변수들이 인생에 비유되는 것처럼, 오르막 내리막의 산도 인생에
비유되기도 한다. 바둑에서건 산에서건 가장 중요한 것은 즐거워야 한다는 것이다. 바둑 입단
이후 스트레스로 찾아온 실어증을 치료하지 못해 기관지가 상한 가느다란 목소리의 이세돌 9단은
바둑은 즐거워야 한다며 그것이 핵심이라 생각한다고 한다.
그래! 이우백두대간! 즐겁게 하자! 즐거운 백두대간이 일상의 힘이 되어, 즐겁게 살아내자!

< 3/12 24차 산행 기록 >


1. 산행일자 : 2016년 3월 12일(토)

2. 산행 개요
- 구간 : 백두대간 21구간
- 위치 : 충북 괴산, 경북 문경
- 코스 : 늘재(380m) - 청화산(984m) - 전망대 - 갓바위재(720m) - 조항산(951m) - 고모령(680m) - 할미통시바위 갈림길 (889m)- 854봉 - 849봉 - 밀재(680m)
- 산행거리 : 약 15.89km(마루금 : 11.69km, 구간외 : 4.2km)
- 소요시간 : 선두 8시간58분 / 후미 11시간42분

3. 참석자 : 총 57명 (11기 50명, 지원 3명, 성심원 4명)

4. 산행시간표
04:10 동천동 출발
06:00 조식장소 도착(식당명 : 머루와다래, 메뉴 : 올갱이해장국, 시래기해장국)
07:15 조식 후, 산행 출발지(늘재)에 도착하여, 체조 후 산행 시작
08:41 선두 청화산 도착 / 후미 09:13 도착
11:40 선두 조항산 도착 / 후미 12:50 도착
12:28 선두 고모치 도착 / 후미 13:40 도착 (중식)
14:45 선두 밀재 도착 / 후미 16:50 도착
* 선두그룹에서 대야산탐사대 구성 : 이주한(사진대장), 부동옥(현수막대장), 이용택(도후조부) 이상 3명
* 854봉 및 849봉 이후부터 시작된 내리막길이 용추계곡까지 6km가 넘어, 하산 도중 무릎에 무리가 생긴 대원이 다수 발생했다.
16:13 선두 대야산 주차장 도착 / 후미 18:57 도착 ==> 산행 종료, 버스 탑승
19:15 석식 장소 도착 (장소 : 머루와다래, 메뉴 : 닭복음탕)
* 약 100명 정도가 수용 가능한 식당에 약 60명이 들어가, 일제히 불을 피우는(?) 바람에, 실내가 갑자기 더워졌고, 닭복음탕이 약간 메웠던 탓에 아이들이 음식을 들고 밖에 나가서 찬바람을 맞으며 식사를 하는 진풍경이 연출되었다.
20:30 식사 후, 동천동으로 출발
22:45 동천동 도착,

<대야산 탐사대 등정 기록>
15:15 밀재 출발
15:55 대야산 정상 도착
16:10 대야산 정상 출발
17:10 월영대 도착 (하산팀과 합류하여, 하산)



감사합니다.

Creator

이우백두 11기

Date

2016-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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