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백두 11기 - 23차 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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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

이우백두 11기 - 23차 산행

Subject

백두대간

Description

중2 이주은빠(이주한_파루)

감동하는삶, 백두대간 종주산행 23_(강원강릉 대관령-매봉,160228)

겨울산행 최고의 추천코스 선자령 구간. 늘 그렇듯 잠에서 깨어 새벽밥을 먹는다. 대관령 황태회관. 엄청 큰 식당을 구불구불 들어가 주은맘과 시우, 상우빠와 함께 한상에 앉는다. 따뜻한 모두부와 에그 스크램블이 맛나다. 백두에서 계속 만나는 상우빠는 산행 중 현수막을 잡을 때 많이 도와주신다. 때론 카메라를 달라 하시며 사진을 찍어 주시기도 한다. 항상 모자라지도 넘치지도 않는 미소를 짓고 계시며, 말씀이 적고 침착하게 주위를 둘러보시는 모습이 좋은 느낌을 준다.
한때 ‘소언다행’ 이라 하여 ‘말수를 줄이고 행동을 많이 하자’는 생각을 갖고 있었던 적이 있다. 물론 여기저기에 글과 의견이 많아져‘소언’이라 하기에는 부끄럽게 되었지만, 산행 시작 전 마주앉아 함께 밥을 먹은 상우빠가 생각나니 다시금 ‘소언다행(小言多行, 말을 줄이고 행동을 많이 하자)'을 실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길이 험하여 데굴데굴 굴러서 오르내렸다며 대굴령이라 불리던, 강원 영동과 영서를 잇는 대관령. 옛 대관령 휴게소에 도착하여 열심히 체조를 하고, 그 모습을 낮게 앉아서 생동감 있게 카메라에 담아본다. 동해안으로 여행갈 때면 꼭 들렸던 이곳이지만, 2001년 영동고속도로 대관령 7개의 터널이 개통된 뒤 지나갈 일이 없어 그 모습이 낯설다.
임도를 따라 시작한 기분좋은 발걸음, 본격 산길로 접어들고 조망이 트인 곳 우측으로 돌아보니 우주선 같은 모양의 항공무선표지소가 보인다. 바다의 등대와 같은 역할로, 비행기가 하늘의 정해진 길을 가며 항로를 바꾸고 적당한 높이로 오르내리는데 필요한 신호를 보내는 곳이라 한다. 그 뒤로는 지난해 9월, 13차 산행을 했던 닭목령-대관령 구간의 고루포기산과 능경봉이 조망된다. 산행 중 다양한 포즈 퍼포먼스의 달인 체조대장님이신 윤서빠가, 능경봉 에서 긴 다리를 이용한 발차기후 부러진 스틱 사진을 찍은 기억에 혼자 피식하고 웃음이 난다. 지난 1년 동안 참 재미난 일이 정말 많이 있었다. 켠켠히 쌓여가는 추억들을 언제가 잊혀 질수 있는 기억으로만이 아니라, 사진과 글과 영상을 통해 남겨가니 참 보람된다. 오늘도 그런 추억 가득한 산행이다. 하하하.

그렇게 전망데크가 설치되어 있는 새봉을 지나 주은이에게 엉덩이 눈썰매용 비닐을 꺼내주고, 얼마 안 되어 멀리 풍력발전기가 보이기 시작한다. 눈 잔뜩 쌓인 대관령-선자령 구간의 아쉬움이 남았으나, 일정한 방향으로 휘어져 있는 나무들을 보며 ‘오늘 지금 여기’ 눈보다는 바람이 강하지 않음에 감사한다.
부러운 겨울 백패킹을 하고 있는 비박 텐트 몇 동을 지나 선자령(1,157m)에 도착한다. 선녀들이 아이들을 데리고 놀다갔다 하여 신선 선(仙)과 아들 자(子)를 써서 선자령(仙子嶺)이라 하는 이곳에, 다행히 바람도 잔잔하고 기온도 괜찮아 40분간 머무르며 요란하게 가족들을 불러 사진을 찍고 웃으며 보낼 수가 있었다. 그럼 우리 백두 어른들이 선녀와 신선들인가! 아이들과 백두 함께하는 어른들은 비록 겨울산행 복장이 얼굴을 최대한 가리고 따뜻하게 체온을 유지해야 하는 우습고 험상궂어 보이는 모습일지라도 그 마음만큼은 선녀가 확실! 히히히. 아이들이 이 대목을 읽으면 헐! 웬열! 할 것 같다. 헤헤헤.

계속 진행하여 거대한 풍력발전기 아래 외롭게 서있는 나무 한그루 등 멋진 풍광들을 눈에 담으며 곤신봉(1,131m)에 도착한다. 백만불 미소의 본창이와 백두11기 2년차에 새로 합류한 씩씩한 동혁이의 정상석 사진 뒤에 서있는 나무 역시, 엄청난 바람에 버티며 살아가는지 바람방향으로 심하게 휘어져 있다.
동해전망대에서는 흐린 날씨에 아쉽게도 바다를 조망하진 못한다. 2년 전 여름, 친구 가족과 함께 푸른 초원에 점프샷을 찍으며 즐거워했던 곳 이여서 더 반가웠다. 여름과 겨울을 모두 경험하니 좋다.
매봉까지 마루금을 이어가며 무릎까지 빠지는 눈길도 걷고, 엉덩이 썰매를 타는 아이들이 신나한다.

매봉에 오르니 오대산권 노인봉과 진고개 방향 마루금이 흉물스런 철조망으로 막혀있다. 바로 백두대간 여기저기 80km에 달하는 비법정 탐방로 구간이다. 이는 추후 언젠가 산행기에 써 보기로 한다.
매봉에서 대간을 끝내고 삼양목장 하산을 위해 다시 동해전망대로 돌아 서는데, 서서히 눈이 날리기 시작하고 눈발이 점점 굵어진다.
이국적인 멋진 조망과 신나는 눈썰매 등의 재미난 산행 경험을 안겨준 오늘, 다양한 경험의 정점! 눈은 폭설로 변하여 동해전망대에서 삼양목장으로 향하는 백두버스 2대가 고립된다. 앞서간 승합차량은 굽은 길에 미끄러져 나무 더미를 부수고 사고가 나있는 아찔한 상황! 굴삭기 등의 중장비가 눈을 밀고, 모래를 뿌려가며 앞장서 가는 것으로 겨우 빠져 나온다. 역시 이곳은 그렇게 만만하게 쉬운 곳이 아니었다. 변화무쌍한 자연에, 정말 다양한 경험을 해본다. 버라이어티!

어쩜 변화 많은 다양한 산행! 버라이어티 한 오늘이 예견되어 있었던 것일까! 우리가 아침저녁으로 먹은 황태 이야기다. 오삼 불고기와 함께 먹은 따끈한 황태국이 맛나다. 산행기를 쓰며 참 별나게도 북엇국과 차이가 뭔가 하는 생각이 든다. 북어는 명태의 배를 갈라 기계 열풍으로 건조시킨 것이고, 황태는 똑같이 명태의 배를 갈라 겨울바람에 얼고 녹기를 수없이 반복하여 서서히 자연 건조시킨 것이라 한다.
흔히들 이야기 하듯이 명태는 참 모를 녀석이 분명하다. 겨울철 얼큰하게 끓여먹는 생태탕도 명태이고, 얼려놓고 유통기한을 늘려놓아 동태탕 이나 동태전을 해 먹는 동태도 명태이다. 황태, 북어, 생태, 동태가 모두 명태라니! 게다가 명태의 코를 꿰어 반건조 시킨 코다리, 명태의 새끼를 말린 노가리, 명태의 살코기와 내장인 곤이는 찌개로 쓰이고, 알은 명란, 창자는 창란젓을 만든다니 그 쓰임이 정말 다양하다.
갑작스런 폭설로 예상치 못한 버라이어티한 산행과, 오늘 먹은 버라이어티한 명태가 주재료인 따끈한 황태국이 딱 맞아 떨어진다. 또 가고 싶다. 또 먹고 싶다.

< 2/28 23차 산행 기록 >


1. 산행일자 : 2016년 2월 28일(일)

2. 산행 개요
- 구간 : 백두대간 42구간
- 위치 : 강원 강릉, 평창
- 코스 : 대관령(825.1) - 선자령(1,157.1) - 곤신봉(1,135.1) - 매봉(1,173.4)
- 산행거리 : 약 14.0km(마루금 : 12.0km + 매봉-전망대 : 2.0km)
- 소요시간 : 선두 5시간43분 / 후미 6시간30분

3. 참석자 : 총 69명 (11기 58명, 지원 7명, 성심원 4명)

4. 산행시간표
04:04 동천동 출발
06:05 조식장소 도착(식당명 : 황태회관, 메뉴 : 황태국, 황태미역국)
07:30 조식 후, 산행 출발지(대관령휴게소)에 도착하여, 체조 후 산행 시작
09:09 선두 선자령 도착 / 후미 09:34 도착
11:00 선두 곤신봉 도착 / 후미 11:13 도착
12:30 선두 매봉 도착 / 후미 13:00 도착
* 선두의 매봉 도착 즈음에서 눈발이 날리기 시작, 이후 13시경부터 폭설도 돌변
* 매봉 도착 후, 하산을 위해 동해전망대로 회항
13:13 선두 동해전망대 도착 / 후미 14:00 도착 ==> 산행 종료, 버스 탑승
* 전망대에서 삼양목장 매표소로 내려가는 길이 폭설로 인해 차가 미끄러지는 등, 운행 불가능 상태가 되어, 목장측에 제설을 요청하고 대기(약 2시간의 차내 대기 발생)
16:50 중식 장소 도착 (장소 : 황태회관, 메뉴 : 오삼불고기, 황태국)
* 당초 2시에 예약한 중식 식당에, 5시가 거의 다되어 도착해서, 석식 같은 중식을 먹게 되었다.
오삼불고기라는 기대감에 2시간반의 기다림이 더해져, 모두가 기대이상의 맛을 느낄 수 있었다.
17:50 식사 후, 동천동으로 출발
* 평창에 내려진 폭설과 대설주의보로, 횡계IC로 고속도로 진입했으나, 고속도로가 주차장을 방불케 했다. 약 2시간만인 19:45에 겨우 평창휴게소에 도착했을 정도.
23:30 동천동 도착, 어찌되었든 당일 중에 귀가할 수 있었음. 휴~~


감사합니다.

Creator

이우백두 11기

Date

2016-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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