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백두 11기 - 20차 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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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

이우백두 11기 - 20차 산행

Subject

백두대간

Description

중1 이주은빠(이주한_파루)

감동하는삶, 백두대간 종주산행 20_(강원태백 화방재-두문동재,160116)

‘한 잔에 약이 되고 두 잔에 흥이 되는’ 뽀얀 우유 빛깔의 정선 생막걸리 건배를 한다. 늘 그렇듯 산행중, 산행후 마시는 막걸리는 일품이다. 그런 한잔 보다 더 맛깔스럽고 기분 좋은 말씀을 중1 서영빠로 부터 듣는다. 지난 19차 파루의 산행기를 읽고 늦은 저녁 아내에게 차 한 잔을 건네셨다고 한다. 그리고 우스운 이야기, 감동 뭐 이런 것 보다는 할 말 있으면 해보라는 반응을 얻으셨다고 한다. 파루도 산행전 주은맘 혼자서만 사과 간식 준비해가는 이야기로 분위기를 거들어 드린다. 산행기를 읽고 반응해 주시니 괜스레 기분이 좋아진다. 물론 재미난 댓글 써준 예담, 혜승, 주은, 주은맘도 고맙다. 감동하는 삶으로 글을 쓰다 보니 자연스럽게 함께하는 대원들의 부르기 좋은 이름이 나온다. 누군가의 글에, 특히 아이들의 산행기에 내 이름이 나왔을때 기분이 좋다. 그렇다. 감동은 구체적이어야 더 좋은 것인가 보다.

2016년 새해, 이우백두대간 대원들이 사진으로 함께 나눈 새해 첫 일출의 느낌을 떠올려 본다. 양평 괘일산 에서 본 산행대장님의 일출, 이백동동 회장님의 속초 앞바다 일출, 새롭게 현수막 대장의 임무를 맡으신 석우, 석진빠의 학교 뒷산 동천동 일출, 무엇보다도 본창이네 가족의 제주도 한라산 백록담에서 바라본 구름바다 일출이 참 감동적이다.
강원 태백 화방재 허름한 옛집을 비켜서 20차 산행을 시작한다. 길고 촘촘하게 쭉쭉 뻗어 오른 나무들 사이, 태백산 먼 줄기 건너편 산으로 떠오르는 일출이 있다. 수리봉(1,214m) 거친 오르막을 오르면서도 자꾸 눈길이 간다. 오늘 새롭게 비추이는 아침 햇살에 쌓여 있는 눈이 반짝반짝 빛난다. 한 달 만에 밟는 백두대간이여서 무척 설레인다. 밤새 달리는 백두버스의 뜨거운 히터에 막힌 코가, 맑고 시원한 아침공기에 뻥 뚫리는 기분 좋은 산행이다.


선두대장님의 양해를 얻고 수리봉에 먼저 올라 백두 식구들 생생한 모습을 사진에 담아본다. 그리고 후미가 올 때 까지 기다리며 사진을 찍는다. 첫 번째 가파른 봉우리를 두툼한 겨울파카 입고 땀 흘리며 올라서인지 자연스럽게 찍은 사진들 중 건질 것이 별로 없다. 다시 선두권으로 빠르게 이동한다. 산행 줄곧 이렇게 선두에서 후미까지 두세 번 왕복하며 사진을 찍는다.
한 시간쯤 진행하니 봉우리를 떡하니 막아놓고 있는 군부대가 있다. 높은 산봉우리를 차지하고 있는 군부대는 흔히 볼 수 있다. 가까운 동백의 석성산을 오르면서도, 양재의 청계산을 오르면서도 본 그 모습들은 이우백두대간이 설악산 진부령에서 끝나는 것처럼 분단국가의 현실일 게다. 군부대 이야기를 하니, 백두대간 남한 구간중 허가를 얻어야 들어갈 수 있는 금강산 1만2천 봉우리 중 한 개라는 설악산 향로봉도 가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그렇게 우리는 넓게 쌓여 있는 눈밭을 보고 즐거워하며 오른쪽 우회 도로로 내려선다. 우리나라에서 누구나 차로 오를 수 있는 가장 높은 곳인 만항재(1,330m) 에서는 천상의 화원 야생화 공원과 평균 해발1,100m운탄고도, 옛날 석탄을 나르던 운탄길이 함백역까지 40km 이어진다. 태백, 정선 사북면을 생각하니 탄광, 폐광, 막장, 인생 등의 단어들도 떠오른다. 지금 이 길은 자전거 트레킹과 눈썰매 백패킹으로 알려지는 곳이기도 하지만, 함백산 스키장 난개발 지역이다. 이래저래 아픈 곳이란 생각이 든다.

만항재에서 한 시간 가량 올라, 함백산 정상이 올려다 보이는 기원단에서 2016년 이우백두대간을 시작하는 시산제를 지낸다. 떡과 과일, 밤과 대추 막걸리 등을 나누어지고 올라오니 무겁지 않다. 약간의 시산제 축의를 내고 각자의 종교와 관계없이 세 번 절을 하기도, 무릎 꿇고 기도를 하기도, 목례를 하기도 하며 안전하고 건강한 산행이 되기를 한 마음으로 기도하여 본다. 마음을 합하여 기원하니 그 모습 또한 감동이다. ‘아름다운 산하 대자연의 경이로움 속에 겸허함을 배우며, 풀 한포기 이름 없는 들꽃에게 조차 함부로 하지 않는 마음으로 임하겠나이다’ 하는, 산행대장님이 쓰고 선두대장님이 읽은 축문이 인상적이다. 물론 시산제를 마치고 나누어 먹고 마시는 즐거움이 크다. 현수막 단체사진을 파이팅하고 하하하하 웃으며 찍으니, 함께 하는 그 즐거움이 더 커진다. 참고로 태백산 천제단은 국가를 위해 왕이 제를 지냈던 곳인 반면, 이곳 함백산 기원단은 백성들이 소원을 빌던 곳이었다 한다. 서민의 입장에서 소통하며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정치 지도자가 나와, 하루빨리 세월호 진상규명과 ‘이생망’이라 하며 이번 생은 망했다는 ‘헬조선, 망한민국‘이 아닌, 더불어 함께 잘 살아 갈수 있는 우리나라가 되기를 소망해본다.


1시간 20분정도 시산제와 휴식을 하고 나니 함백산 오르막은 겨울산행을 즐기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남한에서 한라산, 지리산, 설악산, 덕유산, 평창 계방산에 이어 여섯 번째로 높은 함백산(1572.9m)은 신경준이 저술한 산경표에는 대박산으로 기록되어 있다 하며, 일곱 번째 높은 태백산과 함께 모두 ‘크게 밝다’라는 뜻이란다. 사방 막힌 곳이 없어 일출과 일몰이 모두 보인다는 이곳은, 방송 중계탑과 국가대표 축구 훈련장이 있어 새롭기도 하지만, 너무 많은 사람들로 인해 발 딛을 틈이 없어 정상석 에서 30명 안되게 두 번에 걸쳐 단체 사진만 찍고 바로 하산하다. 정상에서 충분한 조망을 못한 아쉬움에 언제고 다시 한 번 찾고 싶은 함백산이다. 하산 길은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을 산다는 주목들과 함께 한다. 어찌 그리 속이 비어가도 꼿꼿하게 서 있을 수 있는지, 천천히 오래도록 살아온 힘인가 하는 생각에 신비롭다.

천천히 오래도록 속을 비워가며 살아가는 주목에 비해, 늘 잡다한 것들을 쌓아두고 살고 있는 것 같아, 새해가 되며 그동안 미루어 두었던 정리를 시작한다. 주은이의 박물관을 만들어 준다며 보관하고 있는 유치원 초등학교의 각종 기록들, 여행하며 다녔던 사진과 정보를 들춰보니 참 재밌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가며 그 양이 쌓여가고 주은이는 언제 박물관 만들꺼냐는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대략난감. 사실 박물관은 이루기 힘든 아주 큰 꿈인데! 지난해 제주도를 갔을때 보았던 시골폐교에 꾸며놓은 김영갑 갤러리를 보고 들었던 생각인데! 참 실행이 어려운 생각인데! 하하하, 그래도 나름의 정리를 시작한다. 하지만 일이라는 것을 벌려 놓으니 커진다. 주은이가 TV방향을 향해있던 소파를 책장 방향으로 바꾸자고 한다. 그러면 책을 더 잘 볼 수 있을 것이라 한다. 얼른 동의하고 거실과 방으로 나누어져있던 책장을 거실로 모으고 소파의 방향을 책장이 보이는 쪽으로 바꾸고, 책을 정리하고, 주은이방 한구석에 박물관용 기록들을 보관 하다 보니 어깨도 욱씬, 허리고 시큰하다. 차라리 하루 종일 20km 백두대간에 다녀오는 것이 더 힘들지 않을 것 같은 생각도 든다. 아직도 주은이는 그런다. 방한쪽 구석에 있는 저것들은 박물관이 아니고 창고라고! 하하하, 언젠가 이룰수도 있는 꿈을 갖고 산다는 것은 좋은것일게다. ‘이주은 갤러리’를 만들어 한쪽 구석에 우리 부부가 살아온 삶을 정리하고, 만들었던 영상을 틀어놓고, 좋아하는 커피를 내려, 책을 읽고 글을 쓰며, 산에 들어가는 삶의 꿈을 갖아 본다. 나이 마흔다섯이 되어 엉뚱한 꿈이 생기니 이거 괜찮은 생각이 든다. 혼자서 뿌듯한 감동의 물결이라는 흔하디 흔한 수식어가 내게도 밀려온다. 감동의 물결, 찰랑찰랑!


그렇게 중함백을 거쳐 쉽지 않은 은대봉을 지나, 두문동재에서 오늘 산행을 마친다. 두문동재 백두버스까지 대간외 구간에서, 좋아하는 여섯분 예슬맘, 형주맘, 소통대장 보겸맘, 주은맘, 예담맘, 정현맘의 헛돌이가 있었다. 분명 잘못간 길을 다시 되돌아오는 빙판도로가 무척 힘들었을텐데, 밝은 얼굴로 “산행이 부족해서요” 하며 오신다. 참 상대를 편안하게 해주는 넉넉한 마음과, 부드러우면서도 강인한 모습이 감동이다. 그리고 출발하려는 버스에 맞춰 숨 돌릴 틈 없이 아이젠과 스패츠를 급하게 풀고 일어서는 기록대장님과 후미대장님에게 감사의 마음을 보내며, 2016년 첫 이우백두대간 산행에 감동한다.

< 1/16 20차 산행 기록 >


1. 산행일자 : 2016년 1월 16일(토)

2. 산행 개요
- 구간 : 백두대간 35구간
- 위치 : 강원도 태백시
- 코스 : 화방재(950m) →1.4km→ 수리봉(1214m) →2.1km→ 만항재(1330m) →2.9km→ 함백산(1572.9m) →
1.1km→ 중함백(1505m) →1.2km→ 은대봉(1442m) →1.0km→ 싸리재(두문동재/1268)
- 산행거리 : 약 11.7km(마루금 : 11.7km + 연결로 : 0km)
- 소요시간 : 선두 7시간06분 / 후미 7시간54분

3. 참석자 : 총 60명 (11기 55명, 지원 1명, 성심원 4명)

4. 산행시간표
02:31 동천동 출발
05:50 조식장소 도착(식당명 : 신태백산식당, 메뉴 : 황태국, 우거지국, 육개장)
07:30 조식 후, 산행 출발지(화방재)에 도착하여, 체조 후 산행 시작
08:06 선두 수리봉 도착 / 후미 08:15 도착
09:13 선두 만항재 도착 / 후미 09:30 도착
* 만항재 휴게소에서 중1 박혜승양 휴대폰 분실 (후미대장, 서영빠가 약 20분간 주변을 찾았으나, 못찾음)
10:05 선두 함백산 기원단 도착 / 후미 10:40 도착
* 2016년도 시산제를 드림. (주관 : 산행대장, 축문 : 선두대장)
12:02 선두 함백산 정상 도착 / 후미 12:14 도착
12:50 선두 중함백산 도착 / 후미 13:12 도착
14:03 선두 은대봉 도착 / 후미 14:46 도착
14:36 선두 두문동재 도착 / 후미 15:24 도착 ==> 산행 종료, 버스로 이동
* 버스로 이동하는 구간을 잘못 들어, 엄마 6명이 정도의 헛돌이 발생
16:00 중식 장소 도착 (장소 : 사북면 원조순대국밥, 놀부사골국밥)
17:36 식사 후, 동천동으로 출발
20:30 동천동 도착


감사합니다.

Creator

이우백두 11기

Date

2016-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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