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백두 11기 - 19차 산행

19삽당령-닭목령 (1).JPG
19삽당령-닭목령 (2).JPG
19삽당령-닭목령 (3).JPG
IMG_0830.jpg
IMG_5192.JPG
IMG_5242.JPG
IMG_5266.JPG

Title

이우백두 11기 - 19차 산행

Subject

백두대간

Description

중1 이주은빠(이주한-파루)

감동하는삶, 백두대간 종주산행 19_(강원강릉 삽당령-닭목령,151219)

산행기의 제목을 바꾼다. ‘감동하는삶’

‘가슴뛰는삶’으로 시작한 1~7차까지의 산행기 이후, ‘사유하는삶’의 제목으로 8~18차까지 11번의 산행기를 쓴 뒤, 또 한번 마음이 움직여 ‘감동하는삶’의 제목 19차 산행기를 이어간다.
물론 가슴이 뛰었고, 사유를 해나가다 보니 공감하는삶, 실행하는삶, 사랑하는삶, 나누는삶 등 나름의 준비된 이야기가 있었다. 하지만 ‘사유하는삶’이란 제목의 산행기는 무척 부끄러웠다. 감히 ‘사유’라는 말을 내 삶에 얹어 놓을 만큼, 그 생각이 깊고 폭이 넓었던가? 그리고 그 사유만큼 실행 하였는가? 하는 의미에서였다. 사유는 끝나지 않은 생각이다. 아니 일상생활이다. 아직도 사유가 부족하여 계속되어야 할 것 같다. 그래서인지 또 다른 형태의 사유인 감동! 감동을 주고, 감동을 받고, 감동을 하는 삶의 형태가 갑작스레 다가온다.

강원 강릉시 삽당령 부터 닭목령 까지의 19차 산행은 강한 책임감과 추진력을 지닌 선두대장님의 무릎 부상으로 함께하지 못하게 된다. 그래서 이벤트대장님께서 선두를 맡아준다. 산행중 멋지게 돋보이는 매력적인 선두대장의 자리, 하지만 선두에서 전체대원을 정확한 길과 알맞은 속도로 이끌어야 하는 부담스러울 수 있는 자리를 아주 흔쾌히 맡아 주셔서 멋진 산행이 시작된다.
삽당령에서 한 시간쯤 오르막을 올라 우측으로 내려서니 멋진 마루금이 이어진다. 바람이 세게 부는 곳인가? 나무들이 한 방향으로 기울어져 있다. 어찌 바람 견디며 서 있는지 그 뿌리에게 감동이다. 감동이란 것! 깊이 느껴 마음이 움직인다는 것! 작고 사소한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 분명하다. 대단한 나무를 보며 나의 두 다리와 마음속 중심이, 기울어진 그 나무의 뿌리이길 소망한다. 아침 찬 기온에 솔잎과 낙엽에 내려앉은 눈꽃 서리와 함께 지나가는 아이들을 사진에 담아본다. 요즘 사진찍기 재능을 보이며 공유하기를 재미있어 하는 혜승이도 함께 사진을 찍는다.
독바위봉은 별다른 이정표 없이 우리에게 오직 선두대장은 한명 뿐이다 농담 나누며 핵선두에서 함께하던 본창맘, 견후맘, 함께하지 못한 한재맘을 고려 충신으로 비유하고, 새로운 조선왕조 이벤트 선두대장님과 웃어가며, 8대의 무전기가 활발하게 가동되는 재미난 산행을 이어간다. 9기 선배님들의 색깔 맞춤한 파란옷도 작은 웃음을 준다.
날씨도 한 몫을 한다. 파란 하늘과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따뜻한 날씨로 오랜만에 비지땀을 흘리며 산행을 한다. 오르막 계단 앞에서는 호림빠께서 건네신 둥글레차 한잔이 몸과 마음을 따뜻하게 한다. 그리고 귀염둥이 예담이와 예쁜딸 주은이와 함께 셀카를 찍어 보기도 한다. 친구 같은 아빠이고 싶은 마음을 알아주는 듯한 녀석들이 고맙다.
된비알 계단을 오른뒤 만난 982m 석두봉에서는 아이들의 엽사(엽기적인 사진)를 찍으며 재미나 한다. 시도 때도 없이 들이대는 파루의 사진기에 스스럼 부끄럼 쑥스러움 없이 엽기 표정 짓는 아이들이 너무 예쁘다. 특히 얼굴 표정이 좋은 민혜의 엽사는 주은이와 함께 으뜸이다.
유난히 많은 쉼터가 있는 강원도 대간길, 주은맘은 충청도 대간보다 훨씬 편하다고 하며, 제7쉼터에서 점심식사를 한다. 맛난 먹을거리 잔뜩 가지고와 나눠먹는 정현이네의 넉넉한 마음에 늘 고맙다. 다시 출발하며 ‘백두대간 종주 이우’에 ‘11기’를 그려 넣은, 노란색 이정표 리본을 높은 나무에 매달아 본다. 선배기수들이 매달아 놓은 리본을 볼때 마다 갖았던 작은 감동을 후배 기수에게 남겨주고 싶고, 때론 백두대간 선답자의 리본이 마루금을 찾는데 큰 역할을 하기에 산행을 하며 조금씩 매달아 놓고 있다.
이어 도착한 오늘의 최고봉 1,069m 화란봉, 조금 더 진행하여 나무 데크가 비박을 하고 싶게 만드는 화란봉 하늘 전망대에서 멀리 강릉시내와 동해바다, 영동고속도로 대관령 구간, 선자령 풍력발전기, 고랭지 채소밭인 안반데기등을 조망하여 본다. 안반데기는 떡판처럼 평평하고 넉넉한 큰터 라는 의미의 강원도 말이며, 1,100m높이에 경사가 심해 화전민들이 직접 밭을 일구며 지금의 전국 최대의 고랭지 배추 생산지가 되었고, 사계절의 푸르름이 매우 멋지다고 한다. 처음 보는 곳이고, 이우 중2 아이들이 도보기행을 다녀온 곳이라 더 의미 있게 보였다. 하늘 전망대에서 50분간 머무르며 선두부터 후미까지 사진을 찍고 즐거워한다. 특히 강한 햇볕에 사진기를 바라보기 어려워서 하나, 둘, 셋과 함께 눈을 뜨는 표정들에 많이 웃기도 한다.

사진을 찍는다는 것! 백두대간을 걸으며 가장 많이 하고 있고, 좋아하는 일인 것 같다. 현수막 준비를 주임무로 하여, 여러 활동에 지원하는 지원대장의 역할을 하던 중 장기간 부재중인 사진대장 역할 제안을 받았다. 이것저것 많이 해보고 싶은 욕심 또는 책임감 있게 맡을 마음이 없었던 탓인지 거절 하였다. 하지만 지금도 사진을 도맡아 많이 찍고 공유하고 있으니 당연할 터이고, 감동하는 삶과 정말 잘 맞는 것이란 생각이 든다. 감동을 주고 감동을 받고 감동을 하며 걷고 있는 이우백두대간에, 기억이 희미해질 때쯤 언제든 열어볼 수 있는 사진을 남기는 일이 왠지 사명처럼 다가온다. 너무 거창해진다. 그냥 지금 걸으며 좋아서 하고 있는 일을 조금 더 책임감 있게 해 보아야 겠다. 나의 작은 움직임이 다른 누군가에게 감동을 줄 수 있고, 나 스스로가 감동할 수 있다면 말이다.

2015년 새로운 인연이 되어 만난 이우백두 가족들과 송년회를 하며, 맛난 음식과 막걸리 한잔을 나누고 그동안 고생한 서로를 위해 위로하는 자리를 갖았다. 그리고 흥이 넘치는 아이들이 노래방에서 논 뒤 맥주한잔을 나눈 몇몇 아빠들과 함께 볼링장에서 실컷 놀았다. 참 재미있게 어울어져 마무리 됐고, 이튿날 최근 개봉한 히말라야 조조영화를 민혜네와 함께 보며 그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예슬맘님도 비슷한 시간 다른 공간에서 감동을 나누었다. 히말라야 희망원정대에 비할 바는 못 되겠지만, 무언가 이익도 없이 어떤 목표나 목적만이 아닌, 사람이 함께하고 있는 이우 백두대간 모습에 히말라야의 기시감이 느껴져 더 큰 감동이다. 아! 산행기를 쓰면서도 히말라야 사람의 모습에 벅차 오른다.

늦은 밤 시간까지 일하고 있는 아내에게 자몽티 한잔을 건네며 서로 웃는다. 작은 것 마저 감동으로 다가온다. 내일은 또 어떤 감동이 내게 다가올까? 나는 누구에게 어떤 작은 감동을 나눌 수 있을까? 또 다른 감동이 기대된다. 2016년의 ‘감동하는삶’이 기대된다.


(@기시감 : 한번도 경험한 적이 없는 일이나 처음 본 인물, 광경 등이 이전에 언젠가 경험 하였거나 보았던 것처럼 여겨지는 느낌, 비슷한 말-데자뷰)

< 12/19 19차 산행 기록 >


1. 산행일자 : 2015년 12월 19일(토)

2. 산행 개요
- 구간 : 백두대간 40구간
- 위치 : 강원도 강릉
- 코스 : 삽당령(721)-들미재-독바위봉-석두봉(982)-송백봉-화란봉(1069.1)-닭목령
- 산행거리 : 약 12.7km(마루금 : 12.7km + 연결로 : 0km)
- 소요시간 : 선두 6시간27분 / 후미 7시간15분

3. 참석자 : 총 52명 (11기 46명, 지원 3명, 성심원 3명)

4. 산행시간표
04:04 동천동 출발
06:40 조식 식당 도착 (아침두부 식당 : 두부전골)
08:15 산행 출발지(삽당령)에 도착하여, 체조 후 산행 시작
09:50 선두 독바위봉 도착 / 후미 10:16 도착
10:16 선두 석두봉 도착 / 후미 10:53 도착
11:15 선두 해당 지점에서 중식 / 후미 12:00 중식장소 도착, 중식
13:20 선두 화란봉 도착 / 후미 14:10 도착
14:42 선두 닭목령 도착 / 후미 15:40 도착 산행 종료
15:40 동천동으로 출발
19:15 동천동 도착 (송년회 : 낙지도가)


감사합니다.

Creator

이우백두 11기

Date

2015-12-19

Embed

Copy the code below into your web page

Geoloc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