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백두 11기 - 14차 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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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

이우백두 11기 - 14차 산행

Subject

백두대간

Description

중1 이주은빠(이주한_파루)

사유하는삶, 백두대간 종주산행 14_(충북괴산 이화령-조령3관문,151003)

아프다.
여느 책에서 보았듯 손톱 거스러미(손톱의 뿌리가 박힌 자리에 살갗이 거슬거슬하게 일어난 것,
흔히들 끄스러미나 까시래기 라고 부른다)만 일어나도 아픈데, 이가 아프다. 물만 마셔도 심한
통증에 병원을 가보니, 치아가 깨져서 신경에 영향을 주는 것 같다고 신경 치료를 하자며, 또
문제가 생길수도 있게 신경을 살리는 치료가 아니라, 신경을 깨끗하게 제거하고 그 공간을 인
공적으로 밀봉하는 치료라 한다. 근본적인 치료일까? 아내의 임플란트를 위한 힘든 뼈 이식 등
의 수술을 보았던지라, 치과치료에 대해서는 예방 수준의 관리를 한다. 지난 주간 설악산 공룡
능선 가족 산행 중에도 좋아하는 막걸리를 심난하게 우습게도 빨대로 먹어가며, 이를 악물고
참고 진통제로 버텨 간다. 아프다.

이우 백두11기가 아주 살짝 아프다.
백두 차수를 거듭하여 더욱 끈끈해지는 여러 일들이 많다 보니, 다양한 백두 구성원의 다른 생
각들이 모여지고, 다른 생각과 다른 목소리에 서로가 아주 살짝 아프다. 대원들의 애씀과 대장
단의 수고가 어우러져 역사를 만들어 가고 있지만, 진솔한 소통의 부재나 생각의 차이들도 느
껴진다. 그래서 아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진통제로 버텨가는 것이 아니라 신경 치료
처럼 근본적인 치료가 가능하다. 먼저 서로 이야기 하여야 한다. 표현해야 한다. 그래서 다름을
인정하고 서로가 귀 기울이고, 아 그랬구나 이해하며 고개 끄덕여 주고, 손 잡아주고, 기다려주
고, 함께 울어주고, 함께 웃어 주어야 한다. 가슴 으스러지도록 끌어안을 수 있는 준비된 우리
이기 덕분에 가능하다. 이제 안 아프다. 다 나았다

지난 8월 10차 1박2일 산행에서 속리산권 은티재-이화령 구간 첫날 이화령에서 남진하여 황학
산, 백화산, 이만봉, 배너미평전 까지 산행하며 벌팀의 아픔과 물이 떨어져 고생했던 기억들과
은티주막 에서 따듯한 닭백숙이 일품이었던 기억을 되찾아 보았고, 둘째날 은티재에서 북진하여
구왕봉 지름티재와 암릉로프 구간을 거쳐 최고의 조망이었던 희양산까지 산행 뒤 다시 배너미
평전에서 은티마을로 하산 하였었다. 소백산 권으로 향하는 이화령의 앞 구간의 기억을 되찾기
위해 지난 산행기와 사진을 찾아본다. 또한 11차 조령3관문에서 마패봉, 부봉, 탄항산을 걸어
높게 솟은 하늘재 표지석이 인상 깊었던 산행도 있었다.
그래서 이화령과 조령3관문 사이 걷지 않은 대간을 이어 놓는 산행이라니 기대가 많이 되었다.
이우백두는 대원들 산행능력과 여러 가지 시간적 계절적 여건에 따라 구간을 알맞게 나누어 종
주 하다보니, 지나온 산행 구간의 연결이 잘 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래서 언젠가 기회가 된다
면, 연속종주 까지는 아니더라도, 구간종주를 지리산 천왕봉부터 시작하여 계속 이어가는 산행
을 해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14차 산행은 이화령을 들머리로 하여 조령산과 암릉지대를 지나 신선암봉을 거쳐 조령3관문까
지의 대간과, 익숙한 고사리 주차장을 날머리로 한다. 이번 산행은 특이하게도 묵언산행을 주제
로 해본다. 산행 중 늘 재잘재잘 대며 걷는 백두 아이들의 사랑스런 목소리가 잠시나마 들리지
않는다, 그럼에도 묵언, 말을 하지 않는 산행은 급경사 오르막을 힘겹게 오르며 말문이 막히는
것과는 다른 수고를 동반한다. 말을 하지 않는다는 것, 참 힘든 것이다. 그래도 이화령을 출발
하여 조령산까지 훌륭하게 해낸다. 부족하면 부족한데로 참 만족스럽다. 덕분에 된비알 오르막
에서 내안에 나오는 거친 숨소리를 들을 수 있었고, 탁한 마음까지도 맑아지는 기운을 얻었다.
때론 묵언을 하며 참고 견디고 맑아지는 다른 기운을 얻어 보아야겠다. 조령샘에서 대간중 귀
한 산속 샘물 맛을 본뒤 잘 정비된 계단을 올라 조령산(1,017m)에 오른다. 조령산 정상은 국내
여성 산악인 최초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8,848m)를 오른 지현옥 님이 산을 배우고 훈련하던
곳이라 한다. 그녀는 1999년 엄홍길 대장과 함께 안나푸르나를 등정 후 하산하다 실종되었고
그 추모목이 서 있다. 뭔가 숙연해진다.

이어 계속된 암릉로프 구간은 아! 정말 백두대간이 이처럼 다양하구나 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미끄러운 로프 구간과 위험한 암릉 구간은 우리 백두 아이들이 진행하기 쉽지 않은 위험한 구
간도 있었지만, 서로 도와주고 기다려주며 잘 통과하였다. 그리고 신선암봉 에서 아이들의 엽기
사진놀이에 한참을 웃으며 긴장을 풀기도 했고 이어진 기암괴석에 명품 소나무들과 사진을 찍
고, 직벽에 가까운 밧줄구간을 올라 928봉에서 맛난 점심을 나눈다. 끝없는 밧줄 구간으로 밧
줄의 수를 헤아리는 것은 어려웠고 조령3관문에 도착한다. 문경과 월악산 가족여행을 하며 왔
던 조령 표지석에서 주은이와 다시 한 번 인증샷을 찍고 행복한 하산길이다. 사실 말수가 적어
지고 무뚝뚝하고, 무슨 일이든 발끈 쏘아 붙인다는 청소년기의 아이들이 사진 찍고 까르르 웃
고 어른들과 어우러져 친구들과 행복해 하는 것을 보면, 백두대간을 내 두 다리로 움직여 걸으
며 이뤄내는 성취감이 대단하고, 땀 흘리며 솟는 에너지를 발산 하는 것이 정말 좋은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암릉 밧줄 구간이 대단했던 14차 이화령-조령3관문 산행을 마친다. 백두
대간의 여러 구간 중 확실하게 기억에 남는 대단한 이화령 마루금이다.

< 10/3 14차 산행 기록 >


1. 산행일자 : 2015년 10월 3일(토)

2. 산행 개요
- 구간 : 백두대간 25구간
- 위치 : 충북 연풍
- 코스 : 이화령(520)→ 조령산(1,025)→ 신선암(937)→ 928봉→ 조령3관문(620)→ 고사리마을(500)
- 산행거리 : 약 11.27km(마루금:8.97km + 구간외 :2.3km)
- 소요시간 : 선두 8시간53분 / 후미 9시간55분

3. 참석자 : 총 67명 (11기 53명, 성심원 5명, 건국대 5명, 지원 3명, 기타1명)

4. 산행시간표
03:10 동천동 출발
06:10 중도 조식 후, 이화령 주차장 도착
06:30 체조 후 산행 시작
08:27 선두 조령산 도착 / 후미 08:44 도착
10:10 선두 신선암 도착 / 후미 11:15 도착
12:00 선두 928봉 도착 / 후미 12:35 도착
14:53 선두 조령3관문 도착 / 후미 15:44 도착
15:23 선두 고사리마을 도착 / 후미 16:25 도착 산행 종료
17:00 동천동으로 출발
19:15 동천동 도착


감사합니다.

Creator

이우백두 11기

Date

2015-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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