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백두 11기 - 12차 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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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

이우백두 11기 - 12차 산행

Subject

백두대간

Description

중1 이주은빠(이주한_파루)

사유하는삶, 백두대간12 지리산종주_(중산리)-천왕봉-벽소령-성삼재,150912~13민구의 백두 12차 산행기

아! 지리산,


두 줄을 띠고, 세 번의 호흡 정도를 한 뒤 글을 이어간다. 벅차오르는 이우백두대간 1,2구간
지리산 종주 천왕봉부터 성삼재 까지의 산행을 마친다. 지금까지의 산행이 마치 지리산 종주
산행을 위한 전주곡이지 않았을까! 그만큼 그 벅차오르는 감동을 글로 표현하기 어렵다.
지리산 시인 이원규 님의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을 떠 올리며 옮겨 적는다.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천왕봉 일출을 보러 오시라
삼대째 내리 적선한 사람만 볼 수 있으니
아무나 오지 마시고
노고단 구름바다에 빠지려면
원추리 꽃무리에 흑심을 품지 않는
이슬의 눈으로 오시라

행여 반야봉 저녁노을을 품으려거든
여인의 둔부를 스치는 유장한 바람으로 오고
피아골이 단풍을 만나려면
먼저 온 몸이 달아오른 절정으로 오시라

굳이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불일폭포의 물 방망이를 맞으러
벌 받은 아이처럼 등짝 시퍼렇게 오고
벽소령의 눈 시린 달빛을 받으려면
뼈마저 부스러지는 회한으로 오시라

그래도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세석평전의 철쭉꽃 길을 따라
온몸 불사르는 혁명의 이름으로 오고
최후의 처녀림 칠선계곡에는
아무 죄도 없는 나무꾼으로만 오시라

진실로 진실로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섬진강 푸른 산 그림자 속으로
백사장의 모래알처럼 겸허하게 오고

연하봉의 벼랑과 고사목을 보려면
툭하면 자살을 꿈꾸는 이만 반성하러 오시라

그러나 굳이 지리산에 오고 싶다면
언제 어느 곳이든 아무렇게나 오시라
그대는 나날이 변덕스럽지만
지리산은 변하면서도 언제나 첫 마음이니
행여 견딜만하다면 제발 오지 마시라

지리산의 ‘어리석은 사람이 머물면 지혜로워 질수 있다’ 하는 의미를 좋아한다. 어리석고
변덕스런 나, 때로는 초기 조울 증세인가 싶기도 한 40대 중반을 향해가고 있는 내게 지리산
은 늘 희망의 존재이다. 이곳에 오면 이곳이 주는 편안하기도 영험하기도 한 기운과 엄청난
산세에 지혜로워 지는 느낌, 사실 지혜로워 진다기 보다는 비움을 통한 채움의 기회를 갖는
것 같다. 비우며 걸을 수 있는 이곳, 오로지 하늘과 구름과 나무와 바람과 꽃과 새와 걸을
수 있는 산길만이 있는 이곳은 아무생각 없이 감탄하고 감격하고 감동하며 걷기 좋은 곳이다.
비가와도 좋고 햇볕이 강해도 그늘이 있어 좋고 그냥 다 좋다. 지금 이 순간처럼,

경남 산청군 중산리에서 시작한 연결로는 5.1km의 된비알 (된+비알: 되다+비탈의 순우리말,
심하게 비탈진 길이나 산자락) 나무계단, 돌계단 오르막이 계속된다. 낙동강으로 합류하는
남강의 발원지 바위틈에서 나오는 천왕샘 물 한 모금씩을 먹고 다시 힘을 내어 백두산 장군
봉에서 뻗어 나온 백두대간 그 남한의 시작점 1,915m 육지 최고봉 천왕봉에 오른다. 비바람
과 운무에 가려 조망은 없었지만, ‘한국인의 기상 여기서 발원되다’ 정상석 사진만으로도
충분하다. 충분히 행복해하고 기쁨을 나눈다.

하늘로 통하는 통천문 철계단을 내려서 도벌꾼들이 흔적을 없애려 불을 질러 버린 아픔의
고사목이 있는 제석봉을 지나 장터목에서 선배님께서 권하여 주신 따듯한 원두커피를 나누어
마신다. 지리 주능선이 한눈에 보이는 연하봉 에서는 구름이 주능선을 넘어가는 장관이 펼쳐
지고, 세석고원이 내려다보이는 촛대봉에서는 우리 백두 아이들과 점프 샷을 찍으며 신나는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세석대피소에서 먹을거리를 나누는 넉넉한 마음은 이우인 이면 기본일
것이고, 조금 더 준비해간 소세지등의 간식으로 무겁게 가져간 배낭의 보람을 느껴본다. 이윽
고 선비샘의 맛난 물맛을 본 뒤 벽소령 대피소에 도착한다. 대피소에서의 먹을거리를 끓이고
굽고 먹고 마시니 무엇이든 환상이다. 짊어지고 오느라 충분하지 않은 먹거리를 나누며, 잠시
그쳤던 비가 다시 떨어져 지리10경중 하나인 벽소명월은 볼 수 없었지만, 그렇게도 화려한
하루가 지나간다. 하루 종일 떨어져 걸은 아내가 보고 싶어 내일은 잠시라도 함께 걸을 예쁜
생각을 하며, 땀에 젖은 속옷을 갈아입는 단순한일 조차도 감사하고 행복한 결핍의 대피소에
서 잠을 청한다.

새벽4시 눈이 떠진다. 각자가 믿는 신이나 정한수라도 한 그릇 떠놓고 원하는 것을 비는 기운
가득한 영험한 시간, 일상생활 중에 꼭 일어나서 하루를 시작하고 싶은 바로 그 시간 새벽4시
에 눈이 떠진다. 지리산의 기운을 받아 드렸을까, 불편한 잠자리에 그냥 눈이 떠진 것일까 참
기분 좋은 일이다. 하지만 지리 산행후 산행기를 쓰는 요 몇일 깨워야 겨우 일어나는 생활로
돌아갔으니 거북스럽다. 새벽4시에 일어나 책을 읽으며 하루를 시작하는 일상을 소망해 본다.

반가운 인사 나눔, 아침 식사후 이튿날 산행을 시작한다. 형제봉과 확장 공사 중인 연하천 대
피소를 지나 토끼봉과 화개재 에서 잠시 휴식, 그리고 다시 한번 삼도봉을 향한 된비알 나무
계단을 오른다. 역시 마음먹기 나름, 각오를 단단히 해서인지 모두들 무난히 계단을 오르고
548개니 550개니 552개니 헤아린 계단수를 이야기한다. 결론은 각자가 헤아린 계단수가 맞
는 것으로 한다. 삼도봉 에서 바라본 반야봉은 제법 높다랗다. 물론 대부분의 대원들이 함께
오르며 마루금을 살짝 벗어난 반야봉에서 바라본, 천왕봉부터 노고단을 넘어 지난 5차 산행때
걸었던 만복대 까지 보이는 주능선은 장관을 이룬다. 지리산 네 번째 종주만에 처음 올라서
인지 더 감격스러웠다. 그리고 노루목에서 주은맘을 만나 함께 걷는다. 익숙하고 좋다. 겨울
에도 얼지 않는 임걸령을 지나 노고단 고개에 도착, 아쉬운 것은 노고단정상 입장시간이 지나
오를수 없었고 선두권의 주은이가 오른 것으로 만족한다. 성삼재까지 지리산 종주를 마무리한
우리 이우백두 11기가 아우에서 형으로, 늘 귀여운 막내에서 조금 큰 언니로 커진 느낌이다.
함께 하며 도와주신 선배님들께 감사드리며, 정말 대단한 의미인 중산리에서 올라 백두대간
1,2구간 천왕봉부터 벽소령을 거쳐 성삼재 까지의 산행을 마무리한다.

그리고 언젠가 다 볼 수 있을까 하는 지리10경을 찾아 글로 남겨본다. 지리산만 받아준다면
언제든 다시 지리의 품에 안길 것이다.
-천왕일출 : 오색광채 거대한 태양의 천왕봉 해돋이, 삼대가 덕을 쌓아야 본다는 속설
-노고운해 : 지리산 서쪽 최고봉 노고단에서 바라보는 구름바다
-반야낙조 : 주능선 상에서 떨어진 반야봉에서의 석양
-벽소명월 : 고요한 밀림과 고사목 위로 떠오르는 벽소령의 밝은 달
-연하선경 : 세석과 장터목사이 연하봉의 운무와 기암괴석 천연조화
-불일현폭 : 쌍계사 뒤편 천지를 진동하듯 바위절벽으로 둘러싸인 2단 폭포
-직전단풍 : 활엽수림 피아골계곡 단풍으로, 산도 물도 사람도 붉게 물든다는 삼홍의 명소
-세석철쭉 : 수십 만 평 광대한 세석고원 일대 연분홍 철쭉
-칠선계곡 : 울창한 최후의 원시림에 시퍼런 옥류의 비경이 연속인 천혜의 계곡
-섬진청류 : 지리산 산자락을 그림자로 한 채 남해로 흘러드는 섬진강의 푸르고 맑은 강물
계절과 시간과 날씨와 정성이 맞아야 하겠지만, 우리 이우백두가 천왕일출, 노고운해, 반야
낙조, 벽소명월, 연하선경, 세석철쭉을 지나왔고, 천왕봉 아래의 칠선계곡 방향과 임걸령에서
직전단풍의 피아골을 바라볼 수 있었다.

아! 지리산,
어리석고 복잡한 일상의 내게 지리산은, 걸으며 지혜롭게 비움으로 단순할 수 있는 곳이다.
이주한 @faru02 단순하기,
simplify, minimal, 복잡하지 않게, 간단하게, 심플하게..
행복생활, 수입활동, 사람관계, 시간관리 등을..
최소선택, 최고집중, 최대효율 이도록...
깊이 생각하고, 열정 생활하며, 단순하게 실행하기..
단순하기,
지리산은 내게 ‘단순하기,’이다..


12차산행의 공식기록입니다.

1. 산행일자 : 2015년 9월12일(토) ~ 9월13일(일)의 1박2일

2. 산행개요
- 구간 : 백두대간 1 ~ 2구간
- 위치 : 경남 산청군, 전남 구례군
- 코스 :
<첫째날 코스>
중산리(500m) - 로타리산장 - 법계사 - 천왕봉(1915m) - 제석봉(1.806m) - 장터목(1660m) - 연하봉(1652m) - 촛대봉(1704m) - 세석산장(1600m) - 영신봉(1652m) - 칠선봉(1576m) - 벽소령(1350m)/저녁식사, 숙박
<둘째날 코스>
벽소령(1350m) - 형제봉(1442m) - 연하천(1495m) - 토끼봉(1534m) - 화개재(1315m) - 삼도봉(1499m) - 노루목(1550m) - 임걸령(1320m) - 노고단(1507m) - 성삼재(1090m)

- 산행거리 :
* 1구간 - 마루금 10.91Km, 구간외 5.23Km
* 2구간 - 마루금 17.22Km, 구간외 0Km

- 소요시간 : <1일차 : 선두12시간23분/후미 14시간25분>, <2일차 : 선두9시간41분/후미 11시간02분>

3. 참석자 : 총 79명
- 종주팀 : 72명 (11기 60명, 지원 4명, 성심원 6명, 기타 2명, 중도 하산 2명)
- 지원팀 : 7명

4. 산행일정
<1일차>
23:25 동천동 출발
03:42 중산리 도착
04:00 체조 후, 산행 개시
06:03 선두 로타리산장 도착 (후미 06:35 도착, 조식)
07:00 선두 법계사 도착 (후미 07:15 도착)
08:25 선두 천왕봉 도착 (후미 09:25 도착)
09:35 선두 제석봉 도착 (후미 10:30 도착)
09:53 선두 장터목 도착 (후미 11:00 도착)
10:29 선두 연하봉 도착 (후미 11:40 도착)
11:36 선두 촛대봉 도착 (후미 12:54 도착)
11:55 선두 세석산장 도착 (후미 13:20 도착, 중식)
13:25 선두 영신봉 도착 (후미 14:35 도착)
14:28 선두 칠선봉 도착 (후미 15:43 도착)
16:23 선두 벽소령대피소 도착 (후미 18:25 도착, 석식 및 숙박)

<2일차>
06:30 벽소령대피소 출발
07:22 선두 형제봉 도착 (후미 07:38 도착)
08:19 선두 연하천 도착 (후미 08:52 도착)
09:46 선두 토끼봉 도착 (후미 10:55 도착)
10:21 선두 화개재 도착 (후미 11:25 도착, 후미그룹 중식)
11:00 선두 삼도봉 도착 (후미 12:40 도착)
12:00 선두 반야봉 정상 정복
12:49 선두 노루목 도착 (후미 13:20 도착, 선두그룹 중식)
13:56 선두 임걸령 도착 (후미 14:55 도착)
15:01 선두 노고단 도착 (후미 16:20 도착)
16:01 선두 성삼재 도착 (후미 17:32 도착) 산행 종료

감사합니다.

Creator

이우백두 11기

Date

2015-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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