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백두 11기 - 10차 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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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

이우백두 11기 - 10차 산행

Subject

백두대간

Description

중1 이주은빠(이주한_파루)

사유하는삶, 백두대간 종주산행 10_(충북괴산 은티재-이화령,150808~09)

지리산권 덕유산권 일부구간을 넘어와 속리산권의 끝자락 충북 괴산군의 은티재-이화령 구간 1박2일 산행이다. 첫날 산행은 이화령에서 남진으로 시작한다. 지리산에서 설악산 방향으로 북진하던 산행이 10차에 들어 처음 남진 한다.
‘솟아오르는 백두대간이여. 하나 되는 국토의 혈맥이여’라고 쓰여 있는 커다란 입석이 인상깊었던 이화령(548m)은 경북 문경과 충북 괴산을 잇는 고개로 1925년 일제가 서울-부산의 신작로를 만든다고 고개의 일부를 끊어 버리며 남북의 연결된 생태계를 파괴하고 민족 자존심이 손상된 것을, 참여정부 시절 백두대간 복원사업과 일제 잔재의 청산을 시작한 것이 2012년 완공 되었다고 한다. 백두대간 허리가 뚝 끊어진 것을 이화령터널을 만들며 위를 이어놓은 것이다.

헤드랜턴 불빛으로 날아드는 나방 등의 벌레들을 피하는 번거로움도 있고, 불빛에 놀라 도망치는 고라니를 보는 행운도 있었다. 하지만 산행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여러명이 땅벌에 쏘여 위험한 상황이 되었다. 카드로 벌침을 제거하고 얼려온 물로 냉찜질을 하는등 응급처치를 하였고, 아픔을 참고 계속 산행을 이어간 분들과, 완전 하산하여 알르레기 약을 나눠 먹고, 처음부터 다시금 산행을 시작하신 분들게 산행기를 통해서 정말 큰 박수를 보내드리며, 그 큰 의지에 깊게 머리 숙여 10차 산행 최대의 위기를 넘길 수 있었던 이우백두11기 모두에게 감사 드리는 마음이다.

조봉(695m)을 넘어 수차례 구토로 힘들어 하던 친구와 함께 산행을 하게 되었고, 황학산(912.8m)에서 벌팀을 만나 후미로 산행을 하게 되었다. 특별히 요사이 따로 걷던 주은맘과 하루 종일 긴 시간을 함께 산행 하여서 참 좋았던 기억이 먼저 떠오른다. 제법 굵은 뱀이 풀숲으로 지나가고 백화산(1,063.5m)을 넘어 평전치와 사다리재를 지나서, 고라니와 뱀을 보았으니 이번엔 곰이 나오나 싶었던 곰틀봉을 지나고 멋진 하늘 구름과 월악산이 조망되는 길을 걸으며, 이만봉(990m)에서 벌팀을 제외하고 후미라 할수 있는 앞팀을 만날 수 있었다. 여름 산행중 가장 중요할 수 있는 물이 떨어져 모두 힘들었던 상황에, 어두워지던 하늘은 배너미 평전에 도착하기 전 소나기가 내리기 시작한다. 저체온증을 생각하여 아이들에게 춥지 않냐고 계속 물으며 걸었고 애매한 구간을 기다려주신 고마운 분과 만나서, 앞서 걷던 또 다른 분께서 만들어 놓은 계곡 우물을 마시며 긴 산행을 마무리 할수 있었다.

산장에서의 고기 식사와 민박 가요제는 매우 유쾌하였다. 이후 많은 분들의 칭찬에 기분이 업 되어 과음을 하게 되어 다음날 처음 산행이 매우 힘들었고, 손을 따고 구토를 한뒤, 잠깐씩 잠을 청하여 컨디션을 회복해 가며 혼자 걸었던 산길은 그래도 약간의 여유가 있었다.
은티재 에서 시작했던 산행은 구왕봉(898m)를 넘어 밧줄 구간이 시작되는 지름티재 내리막을 걷고, 어떤 의미인지 모르겠지만 바위를 가느다란 나뭇가지가 떠받치고 있는 구간과 바위 사이로 빠져나오는 대간길을 지났고, 함께 걷던 아이들과 아주 작은 틈의 큰 바위 사이로 들어가 수도승이 써놓은 듯한 글귀를 보는 등 탐험을 하기도 했다. 본격 밧줄구간이 시작되는 희양산 삼거리를 향해 직벽 밧줄구간을 오르기 시작하고 위험구간을 안전하게 도와주신 분들께 감사 드리며, 대간길을 살짝 벗어난 역대 최고의 조망 희양산(999m)를 올라 기암괴석과 소나무의 어울어짐 속에서 사진들을 찍으며 매우 신난 시간을 보낼수 있었다. 이후 신라 경순왕과 백제 견훤이 싸웠다는 성터를 지나, 배너미 평전에서 어제의 대간길을 이어놓고 은티마을로 하산, 어제 주막에서 맛보았던 시원한 옥수수 막걸리와 꿀수박을 다시 먹을수 있었다.


10차 산행을 지나며 아이들이 왜 백두대간을 하는지 생각해 볼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들도 마찬가지 일게다. 왜 백두대간을 하고 있는지! 카니님과 파루의 밴드 글을 옮겨 적어 보며 산행기를 마친다.


카니(주은맘) 꽃과 날파리:)ㅋㅋ 8월11일 오전 8:09

우리나라 산길을 걷고..
걸으며 서로 이야기하고..
정을 나누며..
힘들지만 백두10차를 지나며..
나를 되돌아보는..

백두대간이나 산을 오르내리는 것은..
자기성찰이 되기도 하고..
하지만 혼자가 아니라..
비슷한 생각을 하는 이들과..
함께한다는 즐거움으로..
이우백두11기를 하지요..
토론회는..
어울리지 않는..
우리들 아닐까요..
거닐며 노니며 소통하는..
저는 이런 모습이라서..
이우백두11기가 좋습니다!!!!
이우백두11기 파이팅!!


파루(중1주은빠), 8월11일 오전 10:34

첫날 앞서 걷던 상헌이 에게 “야 상헌아 너 진짜 잘 걷는다” 했더니, 묻지도 않았는데 “제가 왜 백두를 하는지 모르겠어요” 하더군요. 그래서 제가 “상헌이 마니 힘들구나. 이렇게 잘 걷는데” 했더니, “그래도 제가 백두 하는 거는 내려가서 고기 먹는게 맛나서 에요”ㅋㅋ
그랬나 봅니다. 아마도 어른들이 이야기 하는 체력적 한계를 느꼈을지 모릅니다. 내가 여기서 왜 이러고 있는지ㅎㅎ 하지만 우리 상헌이는 내려가서 먹을 고기를 생각하며 걸었던 모양입니다. 집에서 외식하며 먹는 맛나지만 쉽게 먹을수 있는 고기가 아니라, 백두대간이란 이름으로 10시간 이상을 걷고 내가 해냈다는 땀방울과 함께 먹는 고기가 우리 아이를 자꾸 백두에 오게 하는 이유였던 모양입니다.
아마도 자리 잡고 앉아 백두대간을 왜 하니 하고 물었다면 ‘백두산에서 지리산까지 물길을 건너지 않고 하나로 이어진 우리나라 땅을 내발로 걸어보고, 힘듦을 극복하며 인내심을 기르고..’ 이렇게 이야기 했을지 모르지요ㅎㅎ. 걸으며 몸으로 느끼고, 내 몸을 움직여 생각하는 그런 곳인가 봅니다.

제 이야기입니다. 15년이상 꾸준히 산에 다닌 저도 이우백두대간을 올때마다 가야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을 합니다. 이런저런 이유가 있겠지요. 제가 하고 싶었던 백두대간이 이런 것이었나. 나는 무엇을 얻을수 있지. 그런데 이우의 ‘더불어 함께’가 엄청난 영향을 발휘합니다. “아저씨 제 신발끈 좀 묶어주세요”하는 보겸이의 말이 너무 좋고, 새벽에 산행을 시작하여 선두와 후미로 나뉘어 걸어 하루 종일 못본 혜승이와 서로 “보고 싶었어”하는 이야기가 뿌듯하고, 챙겨온 간식을 나눠먹는 예담이와 민혜가 너무 예쁘고, 어른들 못지않게 산행 전반을 이해하고 뒷사람들 오는길 챙기는 고1유진이가 멋진 그런곳 이더군요. 땀내뿐 아니라 단내가 나고 이튿날 쉰내가 나도, 잘 꾸미신 예쁜맘들의 민낯이 들어나도 아무렇지 않은 그런곳이기 때문에 그냥 ‘백두대간’이 아니라, ‘이우백두대간’을 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내 아이뿐 아니라 다른 아이를 하루종일 가까이서 볼수 있는곳, 어떤 이념과 아무런 이득과 실리를 생각하지 않는 어른들이 하루 종일 한 방향으로 함께 할수 있는곳. 10차까지 왔고 앞으로 40차까지 계속 가려합니다. 물론 생각이 바뀔수도 있겠죠. 그래도 우리 승민이의 키가 훌쩍 크고 다리가 길어져 바위 내리막도 성큼성큼 가는 모습도 보고 싶습니다. 아마도 지금은 내가 백두대간을 하는 이유가 어렴풋한 녀석들과, 고민하는 우리들이 자랑스럽게 얼싸 안을 날이 올 것입니다. 정복의 대상이 아닌 백두의 품에 안기는 이우백두대간을 종주, 완주 하며 말입니다.

- 사유하는삶, 백두대간 종주산행 10 끝 –

10차산행의 공식기록입니다.

1. 산행일자 : 2015년 8월8일(토) ~ 8월9일(일)의 1박2일

2. 산행개요
- 구간 : 백두대간 24구간
- 위치 : 충청북도 괴산군 연풍면
- 코스(1일차) : 이화령(548) - 조봉(680) - 황학산(910) - 백화산(1,063.5) - 사다리재(820) - 이만봉(989) - 배너미평전(920) - 은티마을
- 코스(2일차) : 은티마을(300) - 은티재(520) - 구왕봉(877) - 희양산(지름티재(650) - 배너미평전(920)- 은티마을

- 산행거리 : 총 26.4km (마루금(1일차):14.7km + 구간외(1일차):2.6km + 마루금(2일차):4.7km + 구간외(2일차):4.4km)
- 소요시간 : <1일차 : 선두10시간32분/후미 15시간02분>, <2일차 : 선두8시간30분/후미 10시간00분>

3. 참석자 : 총 59명 (11기 49명, 지원 4명, 기타 6명)

4. 산행일정
<1일차>
01:05 동천동 출발
03:00 이화령 도착
03:25 체조 후, 산행 개시
06:08 선두 황학산 도착 (후미 06:44 도착, 조식)
07:56 선두 백화산 도착 (후미 08:58 도착)
10:47 선두 사다리재 도착 (후미 12:54 도착, 중식 : 후미는 선두 중식 동일시각 지점에서 중식)
12:15 선두 이만봉 도착 (후미 14:28 도착)
13:25 선두 배너미평전 도착 (후미 16:45 도착)
13:57 선두 은티마을 도착 산행 종료
18:27 후미 은티마을 도착 산행 종료
19:00 숙소인 고사리산장 도착

<2일차>
07:00 은티마을 도착하여 산행 개시
08:01 선두 은티재 도착 (후미 08:13 도착)
08:20 선두 주치봉 도착 (후미 08:50 도착)
10:03 선두 구왕봉 도착 (후미 11:35 도착)
13:25 선두 희양산 갈림길 도착 (후미 14:20)
14:10 선두 배너미평전 도착 (후미 15:40)
15:30 선두 은티마을 도착 산행 종료
17:00 후미 은티마을 도착 산행 종료

감사합니다.

Creator

이우백두 11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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