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백두 11기 - 7차 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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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

이우백두 11기 - 7차 산행

Subject

백두대간

Description

중1 이주은빠(이주한_파루)

가슴뛰는삶, 백두대간 종주산행 7_(강원정선 이기령-백봉령,150627)


이번 백두대간 7차산행은 10기와 이백동동 선배님들과의 연합산행이다. 오대산으로 향하는 태백산권의 끝자락으로 강원 정선의 이기령에서 백봉령까지의 마루금 10.3km구간, 연결로까지 16.2km구간이다. 극심한 가뭄과 창궐한 전염병을 씻겨줄 비가 와주길 바라는 요즘이지만, 부수베리 마을에서 비가 오니 마음과 다르게 거추장스럽게 생각되는 우의를 입고 산행을 시작한다. 초여름 부수베리 계곡의 빠른 물살이 멋지게 흐르고 임도를 따라 걷는다.

히말라야 14좌 완등, 7대륙 최고봉 완등, 남극점 북극점 원정에 성공하여 멈추지 않은 도전의 상징, 영원한 산악인 고 박영석 대장님은 2011년 네팔 안나푸르나 산행중 실종되셨다. 안타까운 일이다.
그리고 2015년 뜻하지 않은 전염병 메르스가 온 나라를 들쑤셔 놓았다. 중동 호흡기 질병 메르스는 무능정부의 우왕좌왕 대처와, 대형병원 거대자본의 이윤논리에 감염자수와 사망자가 늘어가며, 여러 학교들이 휴업을 하는 일까지 발생되었다. 직접적으로 이우백두 7차 연합산행을 연기하였다. 무조건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다.

이런 갑작스런 사고와 예상치 못한 전염병 등의 일들을 보며, 장난 삼아 주은이에게 했던 유언이 떠오른다. “아빠 죽거든 뿌려줘!” “어디다 뿌려줄까?” “어, 우리에게 의미 있고 아빠 엄마를 추억할 수 있는 곳이어야 하니까, 일단 아빠가 제일로 좋아하며, 우리가 두 번이나 함께 했던 지리산 종주 주능선에 뿌려죠! 대피소에서 1박하며 지냈던 설악산도 못 잊을 곳이니 거기도, 그리고 지난 제주 겨울여행 좋았지? 한라산 백록담 정상 기본이고, 100번도 더 갔을 광교산도 잠깐 올라갔다 오지 뭐! 글구 주은이 태어나기 훨씬 전부터 가던 동해안 주문진 인근 바닷가 잔교리에도.” 끝이 없다. 함께 추억하고 기억하고 싶은 곳을 헤아리다 보니. 어릴 적 주은이는 “그럼 나 친구들하고 거기 가는 거야”하며 신나 했었다. 우와우와 하는데 왠지 모르게 녀석이 좋아 하는 게 씁쓸하기도 하고, 우습기도 하고. 아빠, 엄마를 뿌려줄 최고의 장소는 역시 몰디브다. 닉네임으로 쓰고 있는 파루는 또 가고 싶은 몰디브의 섬 리조트로, 지구 온난화 해수면 상승으로 평균 해발1m 밖에 되지 않는 이곳이 바닷물에 잠겨가고 있어 더 이상 갈수 없는 곳이 되었다. 대신 주은맘이 쓰고 있는 닉네임 카니는 역시 또 가고 싶은 곳으로 주은이에게 이곳 몰디브 카니의 수상방갈로에 다녀오라고 했다. 녀석, 그럼 나 몰디브 가는 거냐며 완전 함박웃음. 몰디브 카니, 지리산 주능선, 설악산, 한라산 백록담, 광교산 자락, 동해안 잔교리 해안 이 여섯 곳을 다닐 주은이에게 미리 감사하며 살아야겠다. 야무진 꿈일까? 살짝 욕심이 생긴다. 백두대간? 아서라!
아빠 엄마 뿌리다가 주은이 청춘 다 지나가겠다. 그리고 글로 주은이에게 유언을 남긴다.
‘꼭 이 여섯 곳 아니더라도 아빠 엄마를 추억 할 수 있는 곳에 뿌려줘. 언제고 주은이가 다시 갔을 때 잊지 않고 기억할 수 있도록.’ 함께 간 친구나 가족이나 선후배가 있다면 아빠 엄마를 추억하며 이야기 나눌 수 있도록! 잊지 않고 기억하는 것은 이야기 하는 거잖아! 친구들이 아저씨는 한참 지나서 노잼 핵꿀잼 하며 좀 타이밍 안 맞았지만, 재밌기는 했어 할 수 있도록! 좀 슬퍼진다.

우리가족이 이우백두를 하며 격주 주말시간을 올인하고 다녀와서도 쉬고만 싶다 보니, 단순하게 정리되지 않고 미뤄지는 생활을 하고 있다. 백두뿐 아니라 이우생활 전반에 우선순위가 부족한 듯 하다. 그리고 요사이 주은이의 말과 행동에서 나오는 ‘태도’의 부적절함을 많이 이야기 하고 있다. 시간에 임박하여 허겁지겁 준비하는 습관, 약속을 실천해 나가는 노력 등의 부족함 등도 강하게 이야기 한다.
물론 이것은 주은이만의 이야기가 아닌, 아빠 엄마의 이야기 이기도 하여 함께 생각하고 사유한다. 서로들 코끝이 찡하고. 눈가가 촉촉해지며 이야기 나눠서인지, 메르스를 겪으며 유언 아닌 유언을 남겨두는 글이 좀더 슬퍼진다. ‘주은아! 아빠가 듣기 안 좋은 말해서 미안하다. 항상 믿고, 자랑스러워하고. 사랑하는 거 알지?’


이기령, 상월산, 원방재 1022봉을 지나 백봉령에 도착한다. 구름 속인지 안개 속인지 걷는 대간길은 지금까지 걸었던 길과는 다른 깊은 산골의 고즈넉한 분위기였고, 큰 힘들지 않은 무난한 산행이었다.
10기 선배 분들과 인사 나눌 수 있었고, 특히 백두야 선생님 두분께 야생화와 나무 등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으며, 산행경험이 풍부하신 노잠님의 재미난 산 이야기도 많이 들을 수 있었다. 때론 다른 학부모님들과 이야기 나누며 걷고, 아이들의 재잘거림을 들으며 걷기도, 무엇보다도 혼자 걸었던 길도 복잡한 생각들을 비울 수 있기에 괜찮았던 것 같다.
삼척 해수욕장에서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바라보는 재미와, 한참이나 이어진 선후배 아빠들의 자리도 참 재미졌다. 산행전 산행중 산행후 애써주시는 모든 분 들게 감사 드리며, 누군가 파루님 카니님 하고 닉네임을 불러주는 생각에, 몰디브에 가 있는 듯 기분이 마구마구 좋아지며 산행기를 마친다.

이번 산행은 선배 기수인 10기와 연합으로 38구간인 강원도 동해 지역을 다녀왔습니다. 첫 우중 산행이라는 소중한 겸험과 비를 맞으며 먹은 식사는 아마도 회원들 모두에게 익을 수 없는 추억으로 남게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산행 후의 바닷가 놀이도 아이들에게 많은 추억거리가 될 것이니, 더 풍성한 산행기가 기대되는 차수가 될 것으로 생각되는군요.

7차산행의 공식기록입니다.

1. 산행일자 : 2015년 6월27일(토)

2. 산행개요
- 구간 : 백두구간 38구간
- 위치 : 강원도 정선군 임계면 가목리 ~ 강원도 정선군 임계면 직원리
- 코스 : 부수베리마을 → 이기령(800) → 상월산(970.3) → 원방재(730)→ 백봉령(810)
- 산행거리 : 약 16.2km / 마루금:10.3km + 연결로:5.9km (트랭글 GPS 측정 기준)
- 소요시간 : 8시간 7분(선두)/ 8시간 52분(후미)

3. 참석자 : 총 70명 (11기 56명, 지원 5명, 성심원 6명, 기타 3명)

4. 산행일정
05:53 부수베리 마을 출발
07:35 이기령 (식사)
08:10 조식후 출발
09:00 상월산
09:43 원방재
09:51 간식(탱크보이)후 출발
11:07 1022봉 (식사)
11:30 식후 출발
12:49 900봉(백복령 2.4km 전방)
13:25 백봉령 선두 도착
14:35 백봉령 후미 도착


감사합니다.

Creator

이우백두 11기

Date

2015-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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